[김귀근의 병영톡톡] 화해무드 속 군사력 방향 고민하는 軍

'완전한 비핵화' 합의되면 '3축체계' 수정 불가피
육군 드론봇, 공군 스마트 전력 등 '소프트 파워' 주력


전군주요지휘관회의 주재하는 송영무 국방장관[연합뉴스 자료사진]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남북정상회담 개최에 이어 예정된 북미정상회담을 계기로 한반도 안보 환경이 화해 무드로 급변할 조짐을 보이자 군이 그간 설계해 놓은 군사력 건설 방향을 고칠지, 아니면 그대로 밀고 나갈지 고민에 빠졌다.

특히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통해 '완전한 비핵화'라는 대타협을 이룰 경우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 대응에 초점이 맞춰져 있는 우리 군의 '3축체계'의 대폭 수정이 불가피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국방부가 애초 완성된 '국방개혁2.0안'을 11일 청와대에 보고해 재가를 받을 계획이었으나, 토론식의 보고로 방향을 튼 것도 이런 고민이 반영된 결과로 풀이된다. 남북정상회담을 계기로 변화 조짐이 있는 남북관계를 반영해 국방부가 수립한 개혁안이 수정될 여지를 고려한 것이다.

'국방개혁2.0안'에 포함된 '공세적 작전개념 수립'을 비롯한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킬체인(Kill Chain)·대량응징보복(KMPR)을 통틀어 지칭하는 '3축체계' 또는 '3K체계' 분야에서 토론이 집중될 전망이다.

공세적 작전개념 수립이나 3축체계 모두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을 겨냥한 우리 군의 새로운 군사력 건설 방향이었다.

송영무 국방장관이 부임 직후 들고나온 공세적 작전개념은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한다는 방향에서 만들어지고 있다. 북한이 가질 수 없는 첨단 전력을 확보해 북한이 최소 한 달 이상 전쟁을 지속할 수 없을 정도의 새로운 작전개념을 만들겠다는 것이다.

송 장관은 작년 12월 8일 청와대에서 문재인 대통령 주재로 열린 전군 주요지휘관 격려 오찬에서 "한국형 3축 체계를 조기에 구축하고 유사시 최단 시간 내 최소 희생으로 전쟁을 종결할 수 있는 새로운 작전수행 개념을 발전시키겠다"고 보고한 바 있다. 올해 들어 북한이 유화적인 태도를 보이면서 한반도 안보 국면이 새로운 양상으로 전개되자 송 장관은 공개적으로 공세적 작전개념을 거론하지 않고 있다. 군내에서는 이 작전개념 수립 작업이 보류된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온다.

KAMD는 북한이 보유한 2천여 기의 각종 미사일과 새로 개발한 중장거리 탄도미사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발사했을 때 탐지, 추적해 요격하는 작전개념이다. 지상의 패트리엇(PAC-2·PAC-3) 미사일과 중거리 대공유도무기(철매-2)를 비롯한 이지스 구축함의 대공미사일(SM-2), 앞으로 개발할 장거리 지대공유도무기(L-SAM) 등으로 구성된다.

PAC-3는 하층방어체계를 담당하는 미사일로 마하 3.5~5의 속도로 고도 30㎞에서 '직접 타격(hit-to-kill)'이 가능하다. 명중률 90%로 공중에서 요격된 미사일로 인한 파편 피해는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철매-2는 올해부터 실전에 배치될 예정이다. 또 L-SAM은 현재 탐색개발에 들어갔다. 철매-2보다 사거리가 4배가량 늘어난 10여 발을 개발하는 데 필요한 총사업비는 9천700억원에 이른다.

경기도 오산에 구축된 탄도유도탄 작전통제소(AMD-cell)와 주한미군의 패트리엇 요격체계 통제소(TMD-cell)를 연결해 유사시 주한미군 전력도 가세한다. 현재 주한미군 제35 방공포여단에는 PAC-2, PAC-3 미사일을 갖춘 패트리엇 2개 대대가 배치되어 있다.

킬체인은 북한의 미사일을 탐지 추적하는 작전개념이다. 고고도 무인정찰기 글로벌호크와 오는 2023년까지 5기를 확보할 군 정찰위성이 이 개념을 구현하는 대표적인 전력이다. 2023년까지 킬체인과 KAMD 구축을 위한 예산만 16조5천억원이 필요하다.

현무-2 실사격훈련 장면[연합뉴스 자료사진]

북한이 탄도미사일과 장사정포로 공격했을 때 공격 원점과 그 지원세력, 군 지휘부 시설을 일거에 파괴하는 작전개념이 KMPR이다. 현무-2A(사거리 300㎞), 현무-2B(사거리 500㎞), 현무-2C(사거리 800㎞), 전술지대지 미사일(KTSSM) 등을 대량으로 발사해 적 지휘부시설을 궤멸시켜 추가 공격 의지를 꺾어놓겠다는 차원에서 수립된 개념이다.

요약하자면 북한이 핵·미사일을 발사하기 전에는 킬체인, 발사 후에는 KAMD, 피해가 났을 경우 보복응징 차원에서 KMPR로 대응한다는 것이다.

이런 작전개념은 앞으로 북한이 미국과 비핵화에 합의해 실제 핵탄두와 핵탄두 탑재 가능 미사일을 폐기하는 수순에 들어가고, 남북한이 군비통제 협의에 들어갈 경우 정상적으로 진행될 수 있겠느냐는 지적이 벌써 나온다.

이 때문에 육군은 '드론봇'(드론+로봇 합성어) 전력 확보에 매달리고 있고, 공군도 인공지능(AI)과 사물인터넷(IoT)에 기반을 둔 스마트 공군력 건설 계획을 수립했다. 4차 산업 혁명과 변화되는 남북관계 등을 고려해 '하드 파워'에서 '소프트 파워'를 확보하는 쪽으로 군사력 건설 방향이 바뀌는 양상이다.

군의 한 관계자는 "국방부가 마련한 이번 국방개혁2.0안은 청와대에서 토의를 거쳐 일부 수정할 사안도 있을 것 같다"면서 "앞으로 남북관계 국면이 반영될 소지가 크다"고 말했다.

threek@yna.co.kr

[그래픽]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한 '3축체계' 개요(서울=연합뉴스) 반종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