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융합계 걸림돌 제거에 '한국 인공태양' 앞장

한미 연구진 '핵융합 상용화 난제 해결' 예측모델 수립
플라스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에 관한 새로운 해석 제시


국가핵융합연구소가 보유한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연합뉴스]

(대전=연합뉴스) 이재림 기자 = 한미 연구진이 핵융합 에너지 상용화 난제를 해결할 수 있는 예측모델을 만들었다.

국가핵융합연구소(핵융합연)는 미국 프린스턴 플라스마연구소 박종규 박사팀과 함께 핵융합 장치 플라스마 경계면 불안정 현상(Edge-Localized Mode·ELM) 억제 조건을 예측하는 이론모델을 정립하고 실험적으로 검증했다고 12일 밝혔다.

핵융합은 가벼운 원자핵을 합쳐 더 무거운 원자핵을 만드는 것을 뜻한다.

이 과정에서 많은 양의 에너지가 나온다.

핵융합 연료 1g이 석유 8t에 버금가는 생산력을 갖고 있다고 말할 정도다.

태양 원리와 같아 핵융합 시설을 '인공태양'이라고 부르기도 한다.

원자력은 쉽게 보면 이 정반대 절차를 거친다.

우라늄이나 플루토늄처럼 무거운 원자핵을 분열할 때 나오는 에너지를 활용하기 때문이다.

핵융합 반응을 통해 에너지를 얻으려면 핵융합로 내부에 초고온 플라스마를 안정적으로 오래 가둘 수 있어야 한다.

지난 4일 대전 유성구 과학로 국가핵융합연구소에서 직원들이 KSTAR 플라스마 발생 실험 횟수 2만 번 달성을 자축하고 있다. [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플라스마는 기체에 에너지를 더 가하면 나타나는 모습이다. 고체·액체·기체와는 다른 물질의 '4번째 상태'로 일컫는다.

핵융합로에 갇힌 초고온 플라스마는 바깥 부분과 큰 압력·온도 차로 불안정한 특성을 지닌다.

플라스마 가장자리에는 특히 파도처럼 규칙적인 패턴이 생기는 ELM이 발생한다.

ELM은 플라스마 경계면을 갑자기 풍선처럼 터지게 만들어 핵융합로 내벽 손상을 일으킨다.

1980년대 독일의 토카막 형태 핵융합로에서 이런 현상이 처음 발견된 이후 학계에선 해결책 마련을 위해 안간힘을 써왔다.

연구팀은 한국의 초전도핵융합연구장치 'KSTAR' 실험결과 분석을 바탕으로 진공 용기 내부 3차원 자기장 인가장치를 활용한 연구를 진행했다.

ELM 억제의 중요한 실마리로 확보한 뒤 이를 기반으로 플라스마 반응을 고려한 이론모델을 수립했다.

그간 ELM 억제를 위해 3차원 자기장을 이용한 여러 모델을 사용했으나, 실제 실험적으로 정밀하게 그 정합성이 검증된 경우는 이번 모델이 유일하다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프랑스 카다라쉬 국제핵융합실험로(ITER) 건설 현장[국가핵융합연구소 제공]

박종규 박사는 "플라스마 반응이 고려된 상태에서, 핵융합로 중심과 경계영역에서의 상대적인 자기 구조와 세기 조율이 ELM을 억제할 수 있는 핵심 변수"라고 설명했다.

연구 성과를 담은 논문은 네이처 피직스(Nature Physics) 10일 자에 실렸다.

핵융합연 윤시우 KSTAR연구센터장은 "다양한 ELM 억제 실험조건을 제공할 수 있는 KSTAR의 우수성이 다시 확인된 순간"이라며 "국제핵융합실험로(ITER)나 핵융합실증로에서의 ELM 제어 방안 불확실성을 해소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wald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