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덜란드 언론 "정부, 시리아 반군 이슬람 테러조직 지원" 폭로

정부 "온건한 조직만 지원" 반박…지원 사업 감독 소홀은 인정

(브뤼셀=연합뉴스) 김병수 특파원 = 네덜란드 정부가 테러집단으로 규정된 시리아내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조직을 지원해온 것으로 드러났다고 네덜란드 언론이 보도해 파문이 일고 있다.

11일 뉴스통신 '니우스우어 앤 트라우'(Nieuwsuur and Trouw)에 따르면 지난해 네덜란드 정부는 자바 알-샤미야라는 시리아내 반군 조직에 '비(非) 위험 지원(NLA) 프로그램'이라는 비밀 지원 활동을 통해 군복과 픽업 트럭 등을 지원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2015년부터 올해 초까지 NLA 프로그램에 따라 시리아 내에서 아사드정권에 대항하는 22개 반군 조직을 지원해왔다.

시리아 이들립의 반군지역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그러나 22개 반군 조직 가운데 네덜란드 검찰이 '지하디스트(이슬람 성전주의자) 테러조직'으로 규정한 자바 알-샤미야가 포함된 것으로 드러났다.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검찰은 최근 자바 알-샤미야에 가입한 혐의로 네덜란드 남성 한 명을 기소했는데, 기소장에서 검찰은 이 조직을 칼리프(이슬람교 왕국) 건설을 추구하는 '살라피스트(이슬람 수니파의 극보수주의) 및 지하디스트'로 테러 의도를 가진 범죄조직이라고 규정했다.

통신은 또 NLA 프로그램에 대한 네덜란드 정부의 감독도 충분하지 않았고 네덜란드 정부가 NLA 프로그램에 대해 의회에 제대로 보고하지도 않았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 하원은 그동안 NLA 프로그램에 대한 정보를 요구했으나 네덜란드 정부는 지금까지 지원 대상 조직과 비밀리에 그들에게 제공된 세부내용을 공개하지 않았다고 이 통신은 전했다.

이에 따라 통신은 지난 몇 개월간 시리아 내 100여 개 반군 조직을 접촉해 이 가운데 네덜란드 정부 지원을 받은 반군 조직 6개를 확인했으며 그중에 하나가 자바 알-샤미야였다.

다른 5개 반군 조직도 심각한 인권침해나 극단주의조직과 협력 등의 의혹이 있다고 이 통신은 주장했다.

통신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가 이들 6개 조직에 지원한 물품은 군복과 픽업트럭, 위성전화, 랩톱컴퓨터, 매트리스, 백팩, 카메라 등으로 확인됐고, 이들 조직은 이 물품을 무장투쟁에 사용하고 있다.

유튜브 동영상을 보면 이들 조직이 네덜란드 정부가 지원한 것과 같은 모델의 픽업트럭에 기관총을 장착해 총을 발사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며 이 트럭에 특별한 표식이 없어서 네덜란드 정부가 지원한 트럭인지는 확인할 수 없다고 통신은 밝혔다.

보도에 따르면 네덜란드 정부는 지난 7일 의회에 서한을 보내 시리아에서 아사드 정권의 승리가 임박했고, 이 같은 상황은 뒤집을 수 없는 지경이기 때문에 시리아 반군 조직에 대한 지원 프로그램을 중단한다고 밝혔다.

다만 네덜란드 정부는 또 그동안 NLA 프로그램에 대한 감독이 충분하지 못했던 점에 대해선 인정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몇 달 전까지만 해도 NLA 프로그램이 시리아에서 극단주의자들로부터 온건한 성향의 반군을 보호한다며 NLA 프로그램을 중단할 경우 극단주의자들이 더 힘을 얻게 될 위험이 있다고 주장했다고 통신은 지적했다.

네덜란드 정부는 엄격한 기준에 따라 시리아 내 온건 조직만 지원해왔다고 반박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한편, 네덜란드 정부가 이슬람 극단주의 테러조직을 지원했다는 보도가 나가자 각 정당은 충격을 감추지 못하며 철저한 진상규명을 요구하고 나섰다고 현지 언론들은 전했다.

특히 반(反)이슬람을 공공연하게 주장하는 극우성향의 포퓰리스트 정치인인 헤이르트 빌더르스 자유당(PVV) 대표는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루터 3기 정부=테러리스트 1기"라고 비판했다.

시리아 북서부 이들립 반군 거점 지역 모습 [AFP=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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