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포털 왕이, 경제채널 운영 중단…"공산당 비판여론 통제 영향"

인터넷 통제 강화 속 커지는 '정부 리스크'…게임산업도 '휘청'


왕이 경제채널 첫 페이지 [왕이 캡처]

(상하이=연합뉴스) 차대운 특파원 = 중국의 대형 포털사이트 왕이(網易)가 석연치 않은 이유로 갑작스럽게 경제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중국 안팎에서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집권 이후 부쩍 강화된 당국의 인터넷 여론 통제와 관련된 일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12일 중국 인터넷 업계에 따르면 왕이는 이날부터 금융, 증시, 거시경제, 산업 등의 분야 정보를 제공하는 경제채널 운영을 중단했다.

왕이는 홈페이지에 낸 공고에서 "경제채널을 운영하는 과정에서 일련의 심각한 문제가 나타났다"며 "깊은 반성 끝에 경제채널 정보 업데이트를 중단하고 전력을 다해 규정 위반 행위를 바로잡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왕이는 어떤 규정 위반 문제가 발견됐는지는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경제면 운영 중단 알리는 왕이 공고문 [왕이 홈페이지 캡처]

미중 간 무역전쟁이 격화되고 경기둔화 우려가 점증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점점 민감해지는 경제 분야와 관련된 내부 비판여론이 돌출하는 것을 통제하고자 왕이 경제채널 운영을 중단시켰을 수 있다는 관측도 흘러나온다.

일각에서는 최근 왕이가 올린 정책 제언 글이 당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주장한다.

최근 중국은 소득세 면제 기준점을 기존의 월수입 3천500위안에서 월수입 5천위안으로 올리는 감세안을 발표했다.

그런데 이와 관련해 대중 여론 파급력이 큰 왕이 경제채널이 '면제 기준점을 월수입 5천위안으로 올리는 것으로는 부족하고 1만위안까지 올려야 한다'는 취지의 글을 게재하면서 당국에 미운털이 박혔다는 것이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뉴스 사이트 둬웨이(多維)는 "왕이가 삭제한 일부 제언 글이나 왕이에서 누리꾼들이 쓰던 평론 내용에 비춰봤을 때 왕이가 중국 공산당의 여론 통제의 표적이 됐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이번 왕이의 경제채널 운영 중단 사례는 중국 내 인터넷 관련 기업들이 겪는 정부 리크스의 존재를 다시 한번 드러냈다는 평가다.

참신한 시각의 뉴스 큐레이션 기능으로 중국 뉴스 업계에서 신생 강자로 떠올랐던 진르터우탸오(今日頭條·오늘의 헤드라인)는 올해 들어 앱 다운로드 중단 제재를 받는 등 사업 압박을 받으면서 시장 영향력이 급속히 축소됐다.

게임 업계의 경우 정부 리스크에 따른 타격이 더욱 심각한 상황이다.

중국 정부는 올해 3월부터 온라인 게임 출시 승인인 판호 발급을 중단하면서 중국은 물론 세계 게임 업계가 큰 영향을 받고 있다.

현재 중국에서는 3천개의 게임이 판호를 받기 위해 하염 없이 대기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중국 정부는 지난달 신규 온라인 게임의 총량을 제한하고 미성년자의 게임 이용시간을 규제하겠다는 방침을 발표해 게임 업계에 다시 한번 충격을 줬다.

업계에서는 이런 현상이 올해 초 기존의 문화·미디어 산업을 총괄하던 주무부처인 신문출판광전총국(광전총국)이 해체되고 중국 공산당 선전부가 문화·미디어·콘텐츠 업무 전면에 나선 것과 관련된 것으로 보고 있다.

중국의 대표적인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騰迅·텅쉰) 주가는 캐시카우인 게임사업의 리스크가 부각되면서 지난 1월 고점 대비 3분의 1가량 폭락한 상태다.

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