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술 수정 묵살은 인권 침해"…인권위, 경찰 직무교육 권고

국가인권위원회[촬영 성서호]

(서울=연합뉴스) 성서호 기자 = 진술조서를 작성할 때 진술인이 수정을 요구했는데도 경찰이 이를 반영하지 않는 것은 형사 절차상 평등하게 취급받을 권리의 침해에 해당한다는 국가인권위원회의 판단이 나왔다.

인권위는 진술인의 진술 내용 추가나 삭제를 방해하는 것은 형사소송법과 범죄수사규칙에 어긋나는 것으로, 이런 행위를 한 경찰관이 속한 경찰서장에게 직원 직무 교육을 할 것을 권고했다고 12일 밝혔다.

인권위에 따르면 A씨는 해당 경찰서에서 진술조서를 작성한 뒤 열람하는 과정에서 진술 내용을 추가로 기재하려 했으나 담당 경찰관이 이를 제지했다고 인권위에 진정을 제기했다.

당시 담당 경찰관은 이를 부인했다. 그는 A씨가 진술조서의 '사실관계 확인란'에 추가 내용을 적었기 때문에 새로 진술조서를 주면서 '수사과정 확인서'에 쓰라고 안내했던 것뿐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인권위 조사결과, 담당 경찰관은 A씨가 자신에게 유리한 진술이라고 판단해 추가로 기재하던 진술조서의 마지막 장을 가져갔고, 새로 조서를 인쇄해 주면서 추가 진술 기재를 막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인권위는 담당 경찰관의 이런 행위가 진술인에게 압박으로 작용해 자유로운 의사 형성과 진술권 행사를 제약할 수 있다고 봤다.

또한, 담당 경찰관이 수사과정 확인서에 추가 진술을 작성하라고 안내했다지만, 수사과정 확인서는 진술자를 조사한 시각과 조사 진행경과 등을 기재하는 용도인 데다 별도로 추가 진술을 적을 기회를 제공하지도 않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인권위는 조사 당일 추가 진술 기재를 시도했던 A씨가 별다른 이유 없이 추가 진술을 기재할 기회를 스스로 포기했다는 경찰관의 주장도 인정하지 않았다.

so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