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미연대' 중국-러시아, 북극에서도 협력 강화

북극권 수송노선 개척·에너지 개발 등에서 다각적 협력


러시아의 핵 추진 쇄빙선 야말[위키미디어 제공]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미국의 무역 공세와 제재에 맞서 연대를 강화하는 중국과 러시아가 북극 지역 개발에서도 다각적 협력에 나서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2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지난 1월 처음으로 발표한 북극 정책 백서에서 자국을 '북극권 국가'로 규정하고, 북극해를 통해 중국과 유럽을 연결하는 '북극 실크로드'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북극 실크로드 개념은 지난 2015년 중국과 러시아 정부 대표가 회동했을 때 처음 제기된 것으로, 양국은 러시아의 북극 해안을 따라 경쟁력 있는 북극해 수송노선을 공동 개발하기로 합의했다.

두 나라의 북극권 협력은 러시아 서시베리아의 야말 반도에서 연 1천650만t의 액화천연가스(LNG)를 생산, 아시아와 유럽으로 수출하는 야말 프로젝트에서 본격화했다.

중국 국영기업인 중국석유천연가스(中國石油·CNPC)는 지난 2013년 러시아 기업 노바텍과 계약을 맺고 야말 프로젝트의 지분 20%를 취득, 이곳에서 생산되는 LNG 중 매년 300만t을 중국으로 수입하기로 했다.

양국의 협력은 지난 2014년 러시아의 크림반도 합병으로 미국과 유럽연합(EU)의 제재가 단행되면서 더욱 깊이 있는 단계로 발전했다.

엑손모빌 등 서방 기업이 야말 프로젝트에서 발을 빼자 2015년 노바텍은 추가로 이 프로젝트 지분 9.9%를 13억 달러에 중국 실크로드 펀드에 팔았고, 운영 자금도 중국 측에서 조달했다.

중국수출입은행, 중국개발은행 등도 지원에 나선 결과 야말 프로젝트에 필요한 총 자금의 60%를 중국 측이 공급하게 됐다.

양국의 협력 결과 올해 여름 야말 프로젝트에서 생산된 LNG를 실은 러시아 선박 2척이 북극해를 통과해 중국 장쑤(江蘇) 성 루동(如東)까지 이를 운송하는 데 성공했다.

양국이 북극해를 본격적으로 활용한 첫 사례인 이 항해에 걸린 기간은 19일로, 수에즈 운하를 통과하던 기존 노선이 35일 걸린 것에 비해 수송 기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했다.

두 나라는 나아가 석유, 가스, 광물 등 북극권에 매장된 각종 에너지 자원을 개발하는 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참여해 대규모 자본과 기술을 제공하는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SCMP는 "지금껏 중국은 미국의 눈치를 보느라 러시아와의 공동 사업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는데, 도널드 트럼프 미 행정부의 무역전쟁 개시로 이제 상황은 변했다"며 양국의 북극권 개발 협력이 한층 확대될 것으로 전망했다.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