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이영재 기자 = 북한이 15일 열린 남북 군사당국자 접촉에 관해 이틀째 공식 보도를 내놓지 않고 있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과 조선중앙통신을 비롯한 북한 매체들은 군사당국자 접촉 다음날인 16일 정오까지 접촉이 열렸다는 사실 자체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남북 양측은 전날 3년 8개월 만에 판문점에서 비공개 군사당국자 접촉을 개최하고 서해 북방한계선(NLL)과 대북전단 문제 등 현안을 논의했으나 입장 차이로 구체적인 합의에 도달하지는 못했다. 다음 접촉 일정도 잡히지 않은 상태다.

북한이 성과 없이 끝난 군사당국자접촉에 대해 보도하지 않은 것은 대화를 이어가려는 의지를 보여주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북한은 과거 남북간 협상 결과가 불만족스러우면 매체를 통해 신속히 결과를 공개하며 협상 결렬의 책임을 남측에 전가하는 행태를 보였기 때문이다.

북한은 작년 7월 개성공단 재가동을 위한 남북간 제4차 실무접촉 직후 조선중앙통신을 통해 회담 소식을 전하며 남측의 '무성의한 태도'를 비난한 바 있다.

올해 7월 북한의 인천 아시안게임 참가 문제를 논의한 남북 실무접촉이 결렬됐을 때도 중앙통신은 접촉 다음날 새벽 남측의 협상 태도를 비난하는 보도를 냈다.

김민석 국방부 대변인도 15일 군사당국자접촉 직후 "분위기는 남북 상호간에 관계 개선 의지를 갖고 진지하게 협의했다"고 밝혀 분위기가 나쁘지는 않았음을 시사했다.

북한이 지난 4일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남한 방문 사실을 보도하면서도 남측과의 오찬 회담 결과에 대해서는 침묵한 것도 같은 맥락으로 볼 수 있다.

양무진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북한이 군사당국자 접촉 보도를 내놓지 않는 것은 당장 가시적인 성과가 없어도 대화의 모멘텀을 유지하겠다는 메시지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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