완성품·원부자재 실은채 '남부여대'식 귀환 줄이을 듯

공단내 등록설비 반출은 북측과 별도 협상 필요

(서울=연합뉴스) 황철환 기자 = 정부가 10일 개성공단 가동 전면중단 결정을 내리면서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우리 국민의 철수가 어떻게 이뤄질 것인지에 관심이 쏠린다.

통일부에 따르면 개성공단에는 현재 우리 국민 184명이 체류하고 있다.

정부는 지난달 초 북한의 제4차 핵실험 이후 생산활동에 직결되는 입주기업 직원만 개성공단에 체류할 수 있게 했다.

이로 인해 휴일에 개성공단에 체류하는 남측 인원은 기존 300여명에서 230여명 내외로 제한됐고, 설 연휴가 오자 200명선 이하로 더욱 줄어든 것이다.

정부가 설연휴 마지막 날인 10일 개성공단 전면 중단 조치를 전격적으로 발표한 이유도 현지에 체류하는 우리 국민이 가장 적은 날을 택한 것과 관련이 있다.

개성공단 입주기업 124개사 중 53개사는 현재 개성공단에 체류 중인 직원이 단 한 명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통일부 당국자는 "11일 개성공단으로 출경할 예정이었던 인원은 1천84명이지만, 체류 중인 직원이 없는 53개사만 각 한 명씩 올려보내 철수를 준비하게 하고 나머지는 출경을 허용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말했다.

우리 국민 철수는 단계적으로 이뤄질 것으로 보인다.

개성공단 사정에 정통한 소식통은 "역시 남측 인원 철수가 이뤄졌던 2013년 당시에도 북한 근로자의 임금 미지급분과 미납 세금 납부 문제 등을 둘러싼 실무협의 때문에 7명이 마지막까지 남아 있었다"면서 "상대가 있는 문제인 만큼 이번도 북측과 협의를 해서 철수가 이뤄질 것 같다"고 내다봤다.

당국은 가급적 신속히 철수를 진행한다는 방침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11일부터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를 통해 곧장 입주기업 관계자들의 철수가 진행될 것이 보인다. 철수 방식은 북측과 사전 협의가 필요하나 2013년처럼 평상시 왕래와 동일하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

개성공단이 이대로 영구 폐쇄될 수 있다는 우려 속에, 입주기업 관계자들은 완제품과 원·부자재 등을 가능한 많이 차량에 실은 채 '남부여대'(男負女戴)'식 귀환을 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각사별로 철수를 준비하는 인원이 적게는 한 명에서 수 명에 불과한 까닭에 실질적으로 가지고 나올 수 있는 물품은 많지 않다는 지적이다. 일부 입주기업이 재산권 보호를 이유로 귀환을 거부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다.

특히 공장 설비 등은 거의 손을 대지 못할 것으로 보이며, 북측이 개성공단내 등록설비 반출을 불허할 수도 있다.

정부 당국자는 "기본원칙은 각 기업의 설비와 자재, 보관 중인 완제품을 모두 철수시킨다는 것이지만, 이와 관련해서는 북측과 협의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경색된 남북관계를 감안할 때 개성공단 설비 반출을 위한 별도의 협상이 단시일내에 이뤄지긴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hwangc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