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헌법재판소의 박근혜 대통령 탄핵심판 사건 변론이 이르면 오는 24일 끝날 것 같다. 이정미 헌재소장 권한대행은 16일 14차 변론기일을 마무리하면서 "다음 증인신문을 마치고 24일 변론을 종결할 예정"이라면서 "쌍방 대리인은 23일까지 종합준비서면을 제출하고 24일 최종변론을 할 수 있도록 준비해 달라"고 밝혔다. 헌재의 심리 일정은 오는 22일 16차 변론까지 잡혀 있다. 이 권한대행의 말은 더 이상 증인신문을 하지 않겠다는뜻이다. 최종변론 이후 재판관 평의와 결정문 작성에는 길어야 2주가량 걸린다. 3월 초순에는 최종 선고가 내려질 수 있다는 뜻이다. 이 권한대행의 퇴임일은 3월 13일 월요일이다. 그 전주 후반, 즉 3월 9일 또는 10일이 유력한 것 같다.

재판정에 나온 대통령 측 대리인은 "최소한의 조사를 하고 최종변론을 할 수 있도록 시간 여유를 줘야 한다"면서 "23일 (서면제출) 하고 24일 (최종변론) 하는 것은, 일반재판에서도 안 한다"고 말했다. 이에 강일원 주심 재판관은 "말씀하신 사정을 준비사항에 적어주면 재판부에서 다시 논의하겠다"며 일정 조정의 가능성을 열어뒀다. 하지만 최종 변론기일이 늦춰져도 27일을 넘지는 않을 것 같다. 3월 13일 이전 '8인 체제'에서 최종 결정을 내리겠다는 재판부 의지가 확고한 듯하다. 최종변론이 27일로 늦춰져도 평의와 결정문 작성 시간을 줄이면 '3월 초순' 결론에는 지장이 없다.

박 대통령 측의 이중환 변호사는 "헌재가 시간에 쫓겨 너무 성급하게 변론 종결 날짜를 잡았다"면서 "충분히 심리하지 못한 상태에서 시간에 쫓겨 결론을 내리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밝혔다. 다른 대통령 측 관계자는 "추가로 확인할 부분이 아직 많아 24일 최종변론은 받아들이기 어렵다"고 말했다고 한다. 대통령 측이 헌재에 최종 변론기일 연기를 요청할 것 같다. 관련해서 박 대통령이 최종변론에 직접 나가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는 말도 들린다. 하지만 박 대통령이 재판관들의 신문을 받는 형식은 되기 어렵다. 박 대통령이 신문 없이 변론만 하는 것이라면 헌재와 사전 조율이 필요하다. 헌재가 이날 공개한 심리 일정에 변수가 될 수 있다.

야권 대선주자들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전 대표 측은 "이정미 소장 권한대행의 퇴임 전에 결정을 내리겠다는 뜻을 확인시켜 준 것은 다행스러운 일"이라고 말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측은 "앞으로 정치일정의 불확실성이 사라져 국정 공백을 해소할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민주당 이재명 성남시장은 "탄핵심판이 연기될 것이라는 국민의 걱정을 한번에 날려줬다"고 말했다. 국회 측 소추위원인 바른정당 권성동 의원은 "현재 결정을 높이 평가한다. 재판부의 태도가 유지돼 국정 공백이 하루빨리 종식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런 반응들에 숨겨진 공통분모는 '탄핵 인용'을 전제로 한다는 것이다. 만약 탄핵 기각이라면 조기 결정의 의미는 훨씬 떨어진다. 그래서 헌재 결정에 대한 언급은 조심해야 한다.

헌재는 끝까지 공정성을 의심받을 만한 상황을 철저히 경계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아도 탄핵 인용과 기각을 놓고 갈등의 골이 깊어져 있다. 대선 주자들은 아직 헌재 심판 결과에 대한 무조건적 승복을 선언하지 않았다. 이대로 가면 어떤 결정이 나오든 상당한 대립과 충돌을 각오해야 한다. 헌재가 공정성 시비에 휘말리면 감당하기 어려운 사태가 생길지도 모른다. 헌재의 공명정대한 결정을 기대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