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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른들은 살 수 없는 콘돔 - 청소년의 성(性), 어떻게 봐야할까

최근 서울과 광주 등 전국 네 군데에 등장한 자판기입니다. 여기엔 '만 19세 이상 성인은 사용할 수 없다'는 말이 붙어 있는데요. 미성년 '아이들'만 살 수 있는 자판기 속 물건은, 콘돔입니다.

한 소셜벤처기업이 설치한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는 제품 2개를 100원에 팝니다. 인체에 해로운 화학물질을 사용하지 않은 이 콘돔의 원래 가격은 개당 1천 400원입니다.

왜 이런 자판기가 설치됐을까요? 자판기를 설치한 기업 측은 콘돔구매에 연령제한이 없음에도 청소년들이 자유롭게 콘돔을 살 수 없는 현실을 바꿔보자는 의도라고 설명합니다.

주요 인터넷 쇼핑몰에서 콘돔을 검색하면 관련법에 의거 19세 미만 청소년은 구매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뜹니다. 청소년들에게는 콘돔을 팔지 않는 편의점이나 마트도 많죠.

'콘돔=성인용품'이라는 인식처럼, 우리나라에서는 청소년의 성(性)이 금기시되곤 합니다. 그러나 지난해 조사에 따르면 성관계 경험이 있는 청소년의 성관계 시작 연령은 13.1세입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성관계 유경험 청소년 중 약 절반이 피임을 하지 않으며 21.4%는 임신 경험이, 9.1%는 성 질환에 걸린 경험이 있습니다. 지난해 임신을 경험한 여학생의 81%는 임신중절수술을 받았습니다. (출처: 질병관리본부, 여성가족부)

분명히 존재하는 청소년의 성(性)을 외면하고 방치해서 성 질환과 임신 등 부작용을 겪게 하느니, 차라리 제대로 피임하게 하자는 취지에서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가 등장한 것인데요.

다른 한 편에서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옵니다. 청소년용이라고 명시한 자판기, 너무 저렴한 가격의 콘돔 판매가 호기심 많은 청소년의 성 경험을 부추기는 것 아니냐는 것이죠.

현재 광주에 설치된 자판기에서는 하루 평균 20여 명의 청소년이 콘돔을 사 간다고 합니다. 당당히 콘돔을 사고 안전하게 피임하라는 청소년 전용 콘돔 자판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김지원 작가·김유정 인턴기자

junepe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