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 길 위의 철학·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 알고리즘 행성 여행자들을 위한 안내서 = 제바스티안 스틸러 지음.

'우리 시대의 연금술'로 불리는 알고리즘을 쉽고 정확하게 이해할 수 있도록 풀어쓴 가이드북.

알고리즘을 컴퓨터와 관련된 난해한 수학적 개념 정도로 여기는 사람들이 많지만, 사실은 단순하고 일상적인 개념이다. 알고리즘은 문제를 풀기 위한 세부적이고 단계적인 방법 혹은 문제를 보는 시각을 뜻한다.

알고리즘은 컴퓨터가 등장하기 전부터 있었고 일상생활에서 부지불식 간에 이용된다. 일례로 우리가 두꺼운 책자로 된 전화번호부에서 전화번호를 찾는다고 할 때 수십만 개의 이름을 맨 앞 페이지에서부터 일일이 뒤져서 찾지는 않는다. 찾는 번호가 있을 만한 페이지를 가늠해 대략 대여섯 번의 손놀림으로 찾아낸다. 이때 발휘하는 나름의 번호 찾기 요령이 바로 알고리즘이다.

컴퓨터가 도입되면서 알고리즘의 중요성은 비약적으로 커졌다. 이제는 검색엔진, 내비게이션, 데이터 보안, 인공지능 등 첨단 산업의 각 분야에서 알고리즘은 경쟁력을 좌우하는 결정적인 요소가 됐다.

독일 브라운슈바이크 공대 수학과 교수인 저자는 "알고리즘의 진보가 컴퓨터 계산 성능의 진보 속도를 100배 이상 뛰어넘는다"고 지적한다.

가이드를 자처하는 저자는 독자와 함께 가상의 알고리즘 행성을 7일간 여행하며 알고리즘 생태계 곳곳을 돌아본다.

와이즈베리. 김세나 옮김. 308쪽. 1만6천원.

▲ 여행, 길 위의 철학 = 마리아 베테티니·스테파노 포지 엮음.

플라톤부터 니체에 이르기까지 여행을 통해 생각을 가다듬고 사상의 초석을 다진 서양 철학자들의 여행 이야기를 엮어냈다.

'지혜의 사랑'(philo-sophia)을 직업으로 하는 철학자들은 어떻게 작업을 할까. 흔히 도서관이나 서재의 책더미에 파묻혀 연구에 몰두할 것으로 생각하지만, 실제론 전혀 그렇지 않다. 많은 철학자가 여행을 통해 세상과 만나고 이론의 가치를 체득하며 자신의 사상을 일궈냈다.

저자는 현재 이탈리아와 프랑스를 주 무대로 활발하게 활동 중인 12명의 철학자, 역사학자, 정치학자들이다.

이들은 왕을 철학자로 만들겠다는 헛된 희망을 안고 세 번이나 긴 여행을 했던 플라톤, 돈과 영광을 좇아 이탈리아로 떠났다가 기독교로 개종해 성인의 반열에 오른 아우구스티누스, 신 안에서 자신을 버리는 영적인 여행을 했던 이슬람 철학의 선구자 이븐 시나와 알 가잘리, 중국에 기독교를 전파한 '서양에서 온 선비' 마테오 리치, 방랑벽으로 곳곳을 떠돌았던 자연주의자 루소 등 여러 철학자의 지혜를 향한 긴 여정을 쫓는다.

정치범으로 체포돼 시베리아로 추방됐다 탈출해 급진적 정치사상을 완성한 무정부주의자 바쿠닌과 사랑했던 여인 루 살로메로부터 버림받은 뒤 고통과 외로움에 몸부림치며 영혼의 안식처를 찾아 떠돈 니체의 이야기도 소개한다.

책세상. 천지은 옮김. 360쪽. 1만6천800원.

▲ 주경철의 유럽인 이야기 = 주경철 지음.

근대가 막 태동하던 중세 말기 이후 유럽의 역사를 시대극을 보듯 재밌게 읽을 수 있도록 쓴 대중역사서.

서양 근대사에 등장하는 복잡한 왕실의 내력과 얽히고설킨 인간관계, 어지러운 사건들을 이해하기 쉽게 한 줄기의 이야기로 꿰어낸다.

저자는 입담 좋고 대중적 글쓰기에 능한 주경철 서울대 서양사학과 교수로 지난해 네이버 '파워라이터 ON' 코너에 연재한 글들을 모았다.

총 3부작으로 이번에 펴낸 1권 '중세에서 근대의 별을 본 사람들'에 이어 2권 '근대의 빛과 그림자', 3권 '세계의 변화를 주조한 사람들'을 연내 발간할 예정이다.

1권은 잔 다르크, 부르고뉴 공작, 카를 5세, 헨리 8세, 크리스토퍼 콜럼버스, 에르난 코르테스, 레오나르도 다빈치, 마르틴 루터 등 중세 말, 근대 초를 살았던 8명의 인물을 통해 '근대'의 형성 과정을 생동감 있게 보여준다.

저자는 이들 인물을 "한쪽 발은 중세에 둔 채 두 눈은 떠오르는 근대의 별을 향하고 있던 사람들"이라고 평한다.

휴머니스트. 340쪽. 1만8천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