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영선 증인 채택은 철회…'왕십리 원장'·'기치료 아줌마' 법정 출석

(서울=연합뉴스) 황재하 기자 = 박근혜 정권 '문고리 권력'으로 통했던 안봉근 전 청와대 국정홍보비서관의 '비선진료' 재판 증인신문이 불발됐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5부(김선일 부장판사)는 21일 의료법 위반 방조 등 혐의로 불구속 기소된 이영선 청와대 경호관의 공판에서 안 전 비서관에 대한 증인 채택을 철회했다.

이는 피고인인 이 경호관 측이 기존 입장을 바꾼 데 따른 결정이다. 이 경호관은 당초 안 전 비서관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을 증거로 쓰는 데 반대했지만, 이날 증거 사용에 동의하기로 입장을 바꿨다.

형사재판에서 검찰이 증거로 쓰려고 제출한 진술조서에 피고인이 이의를 제기하면, 검찰은 일반적으로 진술한 사람을 증인으로 신청해 취지와 내용을 입증한다. 반면 피고인이 동의하면 따로 증인신문을 하지 않고 진술조서를 증거로 사용할 수 있다.

박영수 특별검사팀은 이 경호관이 안 전 비서관에게 비선진료 내용을 자세히 보고했다고 본다. 이른바 '기치료 아줌마' 등이 청와대에 드나들고 박 전 대통령을 치료한 내용을 이 경호관이 문자 메시지로 설명했다는 게 특검의 주장이다.

안 전 비서관은 정호성 전 부속비서관, 이재만 전 총무비서관과 함께 박 전 대통령 최측근으로 분류돼 '문고리 3인방'으로 불렸다. 헌법재판소의 소환 요구에 응하지 않아 잠적했다는 의혹을 받다가 지난 2월 특검에 출석해 조사를 받았다.

이날 재판에는 '왕십리 원장'으로 불리는 운동 치료사 이모 씨, '기치료 아줌마' 오모 씨가 증인으로 출석했다.

이씨는 1990년대부터 운동 치료사로 일했으며 1996년 보건범죄 단속에 관한 특별조치법 위반 혐의로 처벌받은 전력이 있다.

그는 박 전 대통령이 국회의원 시절부터 사무실에 찾아와 운동치료를 받았으며 대통령 취임 후에도 청와대나 안가로 들어가 운동치료를 해준 뒤 이 경호관으로부터 20만∼30만원씩 받았다고 진술했다.

이씨는 또 "청와대 입구를 통과할 때는 그냥 들어갔고, 관저에 들어가면서 신원 확인을 받은 것이냐"는 특검 질문에 "그렇다"고 답했다.

그는 '운동치료가 어떻게 이뤄졌는지 보여달라'는 재판부 요청에 따라 이 경호관을 대역 삼아 손으로 그의 목 뒷부분을 주무르기도 했다.

20여년 동안 기치료를 해왔다고 자신을 소개한 오씨도 청와대를 드나들며 박 전 대통령을 치료했으며 매번 10만∼20만원씩 받았다고 증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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