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조사 과정 지시대로 진술 안 했다' 앙심…징역 35년→30년 감형

(대전=연합뉴스) 김준호 기자 = 필로폰 환각 상태에서 노래방 종업원인 10대 여성을 살해해 암매장한 혐의로 기소된 40대 마약사범이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대전고등법원 제1형사부(재판장 차문호)는 21일 살인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져 1심에서 징역 35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A(43)씨에게 원심을 깨고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A씨는 2015년 2월 18일 오전 11시께 충남 천안 한 원룸에서 필로폰을 투약한 뒤 환각 상태에서 함께 있던 B(18)양을 12시간에 걸쳐 둔기로 마구 때려 숨지게 한 혐의로 기소됐다.

A씨는 B양이 숨지자 다음 날 오전 2시께 친구와 함께 B양 시신을 충남 아산 한 폐가로 옮기고 나서 암매장한 혐의도 받고 있다.

A씨는 2014년 6월부터 2015년 1월 9일까지 자신이 운영하는 노래연습장에서 미성년자인 B양 등을 고용한 일로 경찰 조사를 받게 됐는데, B양이 '스스로 원해서 일했다'라고 진술하라는 자신의 지시와는 다르게 수사기관에 말한 데 앙심을 품고 범행한 것으로 드러났다.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돼 8개월간 복역하고 지난해 3월 출소한 A씨는 현장에서 곧바로 살인 용의자로 체포됐다.

A씨는 '살인의 고의가 없었다'며 '형이 너무 무거워 부당하다'고 항소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필로폰을 투약한 상태에서 자신이 운영하던 노래연습장 종업원을 폭행해 숨지게 하고 암매장한 사건으로 죄질이 매우 중해 엄중한 처벌이 필요하다"면서도 "다만 피고인이 처음부터 피해자를 살해하려고 계획하에 폭행을 시작한 것은 아니라는 점이 밝혀졌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kjunh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