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속 피해 단시간에 고액 보조금 앞세워 가입자 유치

판매점 단체 "통신사가 스폿성 보조금 정책으로 시장 왜곡"

(서울=연합뉴스) 고현실 기자 = 단말 지원금 상한제 폐지를 앞둔 이동통신시장이 불법 보조금으로 신음하고 있다.

이동통신사와 집단상가가 정부의 단속을 피해 단시간에 불법 보조금을 집중적으로 유포하는 '떴다방'식 영업에 나서면서 소비자 차별을 조장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19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지난 17일 오후부터 집단상가와 온라인 유통망을 중심으로 50만∼60만원대 불법 보조금이 살포되면서 신형 프리미엄폰인 갤럭시S8의 실구매가격이 20만원 안팎으로 떨어졌다.

고액의 보조금은 이튿날 잠시 사그라지는 양상을 보였지만 일부 유통점은 늦은 오후나 밤에도 밴드 등 SNS를 통해 특정 시간대에 한해 60만원대 보조금을 제시했다.

앞서 징검다리 연휴가 있던 이달 초에도 불법 보조금이 기승을 부렸다. 3일 60만원대까지 치솟았던 보조금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모니터링을 강화하면서 이튿날 30∼40만원대로 줄었다.

업계에서는 이러한 영업 방식을 '스폿성 (보조금) 정책'이라고 부른다.

스폿성 정책은 주로 이동통신사가 방통위의 단속을 피해 가입자를 확보하기 위해 활용한다. 단시간에 고액 보조금을 앞세워 가입자를 끌어모은 뒤 개통 시점을 분산해 수치상 과열이 드러나지 않게 하는 방식이다.

방송통신위원회가 과열 기준으로 삼는 번호이동 건수는 2만4천건인데 이러한 스폿성 영업을 활용하면 과열 논란을 피해갈 수 있다.

통신 3사의 번호이동 건수는 번호이동 중단 기간 밀려있던 개통 물량이 몰린 15일 2만6천528건을 기록했고, 16일에는 1만9천668건, 17일에는 2만187건, 18일에는 1만8천750건으로 집계됐다.

수치로만 보면 과열로 보기 어렵다.

하지만 시간차 영업 방식으로 인해 오히려 소비자 차별이 심화했다는 지적이 나온다. 스폿성 정책이 나올 때 단말기를 산 소비자만 유리한 구조이기 때문이다.

일반 판매점 역시 시간 단위로 바뀌는 보조금 정책에 혼란을 겪는다.

판매점들로 구성된 전국이동통신유통협회는 이날 입장 자료를 내고 "통신사가 가입자 확보와 판매목표 달성 등 자사의 이익을 위해 스폿성 정책을 펴면서 시장 왜곡 현상이 빚어지고 있다"며 "스폿성 정책이 집단상가와 온라인 채널 등을 대상으로 운영되며 일반 유통점은 생계유지를 위해 울며 겨자 먹기로 불법 보조금을 제공하게 된다"고 주장했다.

협회는 "시장 왜곡을 주도하는 주체는 통신사임에도 규제는 대리점과 판매점에 집중돼 있다"며 "시장 왜곡 행위 근절을 위한 자율기구 구성에 통신사가 동참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okk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