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1년 전력예비율 22%"…2년 전 7차 수급계획 때와 같은 수준 "백업설비 필요해 예비율 유지해야"…'탈원전' 논리 비판에 원상복구 비판도

(서울=연합뉴스) 김영현 기자 = 정부가 추진하는 신재생에너지 확대 정책이 계획대로 추진되더라도 비상시에 대비한 예비 전력설비량은 여전히 과거만큼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

제8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7~2031년)의 밑그림을 그리고 있는 민간 전력전문가들은 13일 2031년 적정 설비예비율을 22%로 산정했다.

이는 2년 전에 마련된 제7차 전력수급기본계획(2015~2029년) 때 예비율 전망치 22%(2029년)와 같은 수준이다.

8차 전력수급기본계획 예비율 워킹그룹은 이날 오후 서울 삼성동 코엑스에서 제6차 회의를 열고 이 같은 결론을 내렸다.

적정 설비예비율은 비상상황에 대비해 확보하는 추가 발전설비의 비중을 말한다. 발전소 정비나 고장에 대응하는 데 필요한 '최소 예비율'과 수요 변동 등에 대응하는 '수급 불확실 대응 예비율'로 구성된다.

이날 산정된 22%는 최소 예비율 13%와 수급 불확실성 대응 예비율 9%로 구성된다.

워킹그룹은 지난 8월 공개한 초안에서는 2031년 적정 예비율을 20~22% 수준으로 전망한 바 있다.

이에 따라 당시 초안이 공개됐을 때 8차 수급계획에서는 7차 때보다 적정 예비율이 최대 2%포인트까지 낮아질 가능성이 제기됐다.

하지만 결국 이날 워킹그룹은 7차 때와 같은 수준인 22%로 결론을 내렸다.

워킹그룹이 7차 수급계획 때보다 예비율 목표치를 더 낮추지 못한 것은 8차 수급계획 때 신재생에너지 보완 설비가 더 필요하다고 판단했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이날 회의에서는 신재생에너지 백업 설비 예비율 등의 변수를 추가해 구체적인 수치를 도출해냈다.

회의에 참석한 노재형 건국대 교수는 "신재생에너지를 2030년까지 발전량의 20% 수준으로 확대할 경우 신재생 전원을 간헐적으로 보완할 필요가 있다"며 "이른 시일 안에 출력을 조절할 수 있는 양수발전소, 가스터빈 단독 운전이 가능한 액화천연가스(LNG) 복합 발전소 등 백업 설비 확보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노 교수는 "전체 예비율 22% 가운데 2%는 신재생에너지의 간헐성에 대응하기 위한 백업 설비 분량이라고 보면 된다"이며 "지난 8월에는 이 수치가 확정되지 않았기 때문에 예비율을 20~22%로 발표했던 것"이라고 덧붙였다.

일반적으로 원전을 덜 지으면 필요 예비율도 낮아진다. 원전은 LNG발전보다 예방정비와 고장 정지 등으로 인한 가동 정지 기간이 길기 때문에 최소 예비율을 추가로 확보해야하기 때문이다.

그런데도 신재생에너지가 크게 확대될 8차 수급계획의 예비율이 7차 때와 같은 것은 신재생에너지 백업 설비 비중이 애초 예상보다 더 높아져야한다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노 교수는 "2030년까지 신재생에너지가 62.6GW까지 확대되는데 이에 어떻게 대응해야할지 논의를 거듭했다"며 "보수적으로 계산해보니 설비가 더 필요하다는 결론이 나왔다"고 말했다.

이들이 전망한 예비율은 전력 수요 전망 등과 함께 이달 말쯤 마무리될 8차 수급계획 초안에 반영된다.

산업통상자원부는 이 초안을 토대로 타 부처와의 협의, 공청회, 국회 보고 등을 거쳐 최종안을 마련하게 된다.

하지만 이와 관련해 지난 8월 초안이 발표된 뒤 "정부가 예비율을 이용해 탈원전 논리의 근거를 맞추려한다"는 비판이 나오자 급하게 원상복구했다는 의혹도 일고 있다.

예비율이 1%포인트 낮아지면 1GW짜리 원전 1기를 짓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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