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헌 최적기로 지도자 결단만 남아"…"국회 합의 못하면 대통령이 발의해야" "국민이 탄핵을 전화위복 만든 데 자부심"…"이런 역사 반복돼선 절대 안돼"

(서울=연합뉴스) 류지복 김경희 서혜림 기자 = 정세균 국회의장은 7일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이후의 최우선 시대적 과제로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를 막을 헌법 개정을 제시했다.

정 의장은 박 전 대통령에 대한 국회 탄핵소추안 가결 1주년을 이틀 앞둔 이 날 국회의장 집무실에서 연합뉴스와의 인터뷰를 통해 "박 전 대통령보다 못한 대통령이 나오더라도 최순실 사태 같은 일이 가능하지 않도록 제도를 만드는 일이 필요하다"며 "그것이 바로 헌법 개정"이라고 강조했다.

정 의장은 개헌 논의가 탄력을 받지 못하는 상황에 대해 "국민, 국회는 물론 대통령도 개헌하자는 상황 아니냐. 분위기가 가장 성숙한 지금이 최적의 시기"라며 "이런 대세를 거스르는 것은 정말 바람직하지 않고, 국민의 뜻을 받드는 것이 순리다. 정치 지도자들이 결단하는 것만 남아있다"고 말했다.

그는 내년 6·13 지방선거 때 개헌 투표의 동시 실시에 부정적인 한국당에 대해 "홍준표 대표도 4월 국회 답변 때는 지방선거 때 투표하자고 서면 답변했지만 요새 다른 이야기를 한다"며 "유력 정당이 합의를 못한다면, 국회가 못한다면 대통령이라도 개헌안을 발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한국당과 합의가 안 된 상황에서 개헌안이 국회를 통과할 가능성에 대해서는 "탄핵은 무기명투표인 데도 결단하지 않았느냐"며 "개헌은 기명투표다. 역사 앞에 떳떳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지 의원들이 정말 고민할 것"이라며 낙관론을 폈다.

권력구조를 제외한 개헌안을 처리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개헌의 핵심은 권력구조 개편, 분권"이라며 "권력구조를 제외한 개헌은 앙꼬없는 찐빵, 껍데기 개헌이기 때문에 절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정 의장은 박 전 대통령 탄핵소추안 가결 당시의 상황과 관련해선 "의석분포로 봤을 때 일어날 수 없는 일이 일어났다. 탄핵을 가결한 것은 아주 경이로운 일"이라면서 "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탄핵하고 조기 대선을 잘 치러낸 것은 참 다행한 일"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우리 손으로 뽑은 대통령이 파면된 것은 국가적 불행이지만 그것을 전화위복으로 만들어갈 국민이 있다는 것에 감사와 자부심을 갖는다"며 "그러나 이런 역사는 절대 반복돼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탄핵은 최후의 방법이고, 정치적 타협을 통해 타개할 수 있었다면 더 바람직했다"며 "당시 박 전 대통령이 하야가 포함된 확실한 정치 스케줄을 제시했다면 조기 대선은 불가피했겠지만, 탄핵 없이 정치적 타협에 의해 잘 정리될 수 있었을 것"이라고 아쉬움을 드러냈다.

정 의장은 탄핵소추안 처리 때 가장 긴장됐던 순간으로는 표결 시점을 12월 2일에서 9일로 늦췄을 때를 꼽았다.

그는 "국회에서 불리한 쪽은 꼭 시기를 늦추고 그러면 상황이 반전되기도 한다"며 "(그러나 9일 투표때) 221표가 나올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234표가 나왔다. 친박(친박근혜)도 사사로운 인간관계나 정파적 이익보다 국가를 생각해서 결단을 내린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이밖에 여권의 적폐청산 작업을 한국당이 정치보복이라고 반발하는 것에 대해 "여기저기 뒤져서 없는 죄를 만들고 덮어씌우거나 키우는 것이 정치보복"이라며 "불법행위가 드러났는데 그것을 어떻게 덮겠느냐. 누가 그것을 묻을 수 있겠느냐"고 반문했다.

jbryoo@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