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s://youtu.be/Rx6DD2RNe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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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정? 좋은 소리 못 듣는 거 공부나 할래요"

설에도 쉬지 못하는 수험생·취준생들

서울 노량진의 한 공무원 학원. 준비생들이 수업을 듣고 있습니다. 긴장감이 팽팽합니다. 9급 공채 시험이 두 달도 채 남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올해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하고 있어서, 설이라고 가족이랑 보내는 건 마음이 불편해 안 될 것 같아요" -공무원 시험 준비생 윤 모(28·서울 양천구) 씨

2016년 한 구직사이트가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취업준비생 10명 중 7명이 설 연휴 기간에도 구직 활동에 임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구정에 쉬지 못하는 건 취준생뿐만이 아닙니다. 정시 발표가 끝나고 뒤늦게 재수를 결심한 수험생도 학원을 알아보느라 여념이 없습니다.

"재수생은 명절에 내려가는 거 아니라던데. 방문 상담받으러 갈 계획이에요. 기숙 학원도 알아보고…" -윤 모(19·경기 광명시) 씨

이미 유명한 학원들은 이달 초에 학원 등록 전형이 끝났기 때문에 발품을 팔아야만 합니다.

"학원 입학 등록 전형이 끝나면 남은 반이 없어서 헛걸음하는 학부모님만 수백 명이에요" -강남 모 재수학원 관계자

그러나 구정에 마음이 편치 못한 이유는 또 있습니다. 바로 친척들의 잔소리 때문인데요.

잡코리아와 알바몬이 진행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대학생 65%는 “명절에 만난 친척의 안부 인사에 맘 상한 적이 있다”고 말했죠. 가장 듣기 싫은 말 1위는 “언제 취업할래?”였습니다.

연휴 기간에 이를 피해 갈 곳이 없는 것도 문제죠. 시립도서관도 개방하지 않고, 일부 카페나 독서실 등도 문을 닫기 때문에 청춘들은 난감할 수밖에 없습니다.

이에 '명절대피소'가 등장하기도 했는데요. 친척들의 잔소리로 몸도 마음도 지친 청년들을 위해 한 어학원에서는 2015년부터 이를 무료로 개방 운영하기도 했습니다.

[사진 / 파고다어학원 제공]

"명절 갈등을 막기 위해서 어른들은 청년들에게 그들이 그 자체로도 소중하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끔 격려해야 합니다. 사회적으로 좋은 기준을 들이대며 남과 비교하는 일은 지양해야죠" -서대 문구건강가정지원센터 강주현 센터장

높은 청년 실업률과 점점 치열해지는 입시경쟁 속에서 위축되는 청춘들. 모진 말 대신에 그들을 따뜻하게 안을 수 있는 가족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서울=연합뉴스) 이상서 기자·나한엘 장미화 인턴기자

shlamazel@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