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외대 추모식 열려…35차례 수술 학생 등 아픔 지속

(부산=연합뉴스) 김선호 기자 = "세월이 약이라는데 야속한 겨울이 3번이나 지났는데도 우리에겐 그 말이 통하지 않는구나."

13일 오전 경주 마우나오션리조트 참사 4주기 추모식이 열린 부산외국어대학교 교정.

고 박소희(당시 19세) 양의 아버지 박종태 씨는 유가족 대표로 인사말을 하던 도중 참았던 눈물을 터트리며 흐느꼈다.

박 씨는 "올겨울에는 제가 가장 싫어하는 눈이 많이 오지 않았다. 아마도 하늘에 있는 우리 딸이 아빠가 싫어하는 줄 알고 그런 모양"이라며 "체육관에 갇혀 아파했을 너희를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미어진다"고 말했다.

"사랑하는 아들·딸들아 다음 생에도 꼭 우리 자식으로 태어나 행복하게 살자"는 박 씨의 애도에 추모식에 모인 학생, 교수, 유가족 등 100여 명은 눈시울을 붉혔다.

2014년 2월 17일 밤 부산외대 아시아대학 학생들이 신입생 환영회 행사를 진행하던 경북 경주 코오롱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건물이 폭설에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붕괴하면서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재학생 3명, 입학생 6명 등 10명이 숨지고 214명이 다쳤다.

추모식에 모인 이들은 참사의 아픔을 잊지 못한 채 추모비에 헌화했다.

4년째 사고수습대책본부장을 맡은 정용각 교수는 "희생된 신입생들이 사고가 없었다면 이번 봄에 졸업했을 텐데 너무 가슴이 아프다"고 말했다.

강만수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장은 "당시 사고 장소에 함께 있었다"며 "새 학년이 돼도 마음 한쪽 공허하고 떠나간 동기, 선배가 사무치게 그립다"고 말했다.

사고 후유증은 4년이 지나도록 계속되고 있다.

서울아산병원에서 35차례의 수술을 받고도 4년째 병상에 누워있는 장연우 씨를 비롯해 척추 골절 등 중상을 입은 상당수 학생이 치료 때문에 학업을 중단하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등을 호소하는 학생도 많아 김지훈 부산대 소아청소년정신건강의학과 교수가 200차례 넘게 방문치료를 하고 있지만 정신적 고통은 현재 진행형이다.

후배를 구하러 들어갔다가 숨져 의사자로 지정된 고 양성호(당시 25세) 학생의 어머니 하계순(55) 씨는 "내 시계는 2014년 2월 17일에 멈춰져 있다. 내 삶도 같이 멈췄다"며 "다시는 이런 비극이 반복되지 않아야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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