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역대 지도자들, 직위와 권력 일치하지 않아…"시진핑 불안감 탓일수"

(서울=연합뉴스) 권영석 기자 =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은 최근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하는 개헌을 통해 장기집권의 길을 열고 마오쩌둥(毛澤東) 이후 가장 강력한 지도자의 자리를 예약했다.

그러나 중국 역대 지도자들을 보면 직위와 권력이 언제나 일치하지는 않았다.

싱가포르 칼럼니스트 퍼싱훼이는 12일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에 기고한 칼럼에서 시 주석이 국가주석직 3연임 금지 조항을 폐기하는 내용의 개헌안을 통과시키면서 무기한 중국을 통치할 길을 열었다면서 이같이 지적했다.

그는 "시 주석은 의심할 여지도 없이 현재 중국 공산당에서 가장 강력한 지도자이지만 끊임없이 직위를 끌어모으는 그의 습관은 보기와는 달리 그가 불안감을 느끼고 있다는 것을 시사하는 것일 수도 있다"고 분석했다.

퍼싱훼이는 "중국 전임 지도자들의 경우 직위는 아무런 권력도 부여하지 못했으며 보호막이 되지도 못했다"면서 "류사오치(劉少奇) 전 국가주석은 지난 1966년 국가주석직에 있을 때 숙청됐으며 복역 도중 사망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이어 "그 이후 주석직을 부여받은 지도자는 없었으며 심지어 지난 1975년에는 헌법에서 폐지되기도 했다"면서 "1982년 다시 주석직을 부활했을 당시 당 원로들에게 부여하는 상징적인 직위에 불과했다"고 덧붙였다.

퍼싱훼이는 "중국 공산당에서 직위가 아무런 의미가 없다는 것은 덩샤오핑(鄧小平)이 잘 보여주고 있다"면서 "덩샤오핑은 공산당 총서기직을 후배인 후야오방(胡耀邦)이나 자오쯔양(趙紫陽)에게 넘겨주고도 실권을 행사했다"고 강조했다.

덩샤오핑은 중앙군사위원회 주석직만 보유하고도 후임자들을 제거할 수 있었으며 심지어 지난 1989년에는 이 자리마저도 장쩌민(江澤民)에게 넘겨줬지만 1992년 군부 숙청은 물론 남순강화(南巡講話)를 하며 개혁개방을 설파했다.

퍼싱훼이는 "시 주석은 이름 뒤에 10여 개 직위를 보유하면서 '모든 것의 주석'이라는 별명을 얻고 있다"면서 "하지만 마오쩌둥이나 덩샤오핑 같은 진정한 강력한 지도자들은 직위의 성찬을 위해 결코 초조해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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