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세기 초·중반 일본이 개발한 군사도시 흔적들…매일 2회 출발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경남 창원시 '진해' 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이미지는 해군과 벚꽃이다.

그러나 진해의 진면목은 20세기 역사를 한껏 품은 근대문화유산에서 찾아볼 수 있다.

일본이 1900년대 초부터 군사도시로 개발한 진해는 해방 후에도 시내 곳곳이 군사보호구역으로 묶여 오래된 건축물들이 상당수 그대로 남았다.

진해 도심 전체가 박물관이자 '타임캡슐'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창원시는 진해 시가지 근대문화유산을 걸어서 둘러보는 '근대문화역사길' 투어를 3월부터 시작했다고 21일 밝혔다.

진해 토박이 등 지역 역사를 잘 아는 해설사 15명이 진해 시가지에 흩어진 근대문화유산 15곳을 소개한다.

투어는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10시, 오후 1시 두 차례에 걸쳐 진해해군기지사령부 앞 '해군의 집'에서 출발한다.

이충무공 동상→문화공간 흑백→군항마을 역사관→군항마을 테마공원→군항마을 거리→뾰족집(수양회관)→원해루→김구 선생 친필시비→선학곰탕→일본 장옥거리→진해우체국→제황산→중앙시장→진해역을 둘러보는 코스다.

이충무공 동상은 1952년 건립돼 전국서 가장 오래됐다.

문화공간 흑백은 1955년 문을 연 다방이다. 군항마을 역사관과 테마공원에서는 진해의 역사적 자취를 알 수 있는 사진 자료 등 다양한 유물을 볼 수 있다.

수양회관은 지붕 모양이 뾰족해 '뾰족집'으로 불린다.

문화재는 아니지만 1938년 지어진 6각 형태 누각이 있는 중국풍 건물이다.

뾰족집 맞은 편 원해루(元海樓)는 6·25 전쟁 때 중공군 포로였던 장철현 씨가 1956년 개업한 중국요리집이다.

이승만 대통령 등 유명인사들이 다녀갔으며 영화 '장군의 아들' 촬영지였다.

김구 선생 친필시비는 1947년 진해를 방문한 김구 선생이 '서해어룡동 맹산초목지'(誓海魚龍動 盟山草木知·바다에 서약하니 물고기와 용이 감동하고 산에 맹세하니 초목이 아는구나)란 이순신 장군의 한시를 돌에 새긴 것이다.

선학곰탕은 1938년 일본 해군통제부 병원장 사택으로 건립된 건물에서 영업중인 음식점이다.

옛 일본식 가옥 특징을 고스란히 가져 등록문화재 193호다.

일본 장옥(長屋)거리는 일제시대 일본인들이 살았던 2층짜리 연립주택이다.

문자 그대로 긴 목조건물이 도로를 따라 늘어서 있다.

진해우체국(사적 291호)은 1912년 지어진 국내에서 보기 드문 러시아풍 건물이다.

2000년까지 실제 우체국으로 사용됐을 정도로 보존상태가 좋다.

제황산에 오르면 일본이 세운 러일전쟁 기념탑을 부순 자리에 1967년 세운 군함 형태의 진해탑이 있다.

중앙시장은 진해구의 대표적인 전통시장이며, 진해역은 1926년 건립된 건물로 등록문화재 192호다.

허선도 창원시 문화관광국장은 "벚꽃뿐만 아니라 근대문화유산이 관광객들의 시선을 사로잡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