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원외교·국제회의 참석 비용과 일치…매년 6억원 지출

(서울=연합뉴스) 김수진 설승은 기자 = 여야가 연간 60억원에 달하는 국회 특수활동비(특활비)를 폐지하기로 했지만 이중 일부를 예외로 남겨두기로 해 그 규모와 내역에 관심이 쏠린다.

유인태 국회 사무총장은 지난 16일 국회의 특수활동비 폐지를 공식화하면서도 "외교·안보·통상 등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은 제외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특활비 목적에 맞는 부분이 얼마가 될지 딱 말씀드리기 적절치 않다"면서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올해 하반기 남은 특활비가 약 31억원 규모이고 이 중 70∼80%가 폐지 대상인 만큼 대략 5억원∼6억원이 '국익을 위한 최소한의 영역'으로 살아남을 것으로 보인다.

이 액수는 지난달 5일 참여연대가 공개한 '국회 특수활동비 지출 내역 분석 보고서'의 의원외교 명목 특활비 지출 금액과도 엇비슷하다.

참여연대가 정보공개청구 소송을 통해 확보한 이 자료에 따르면 2011∼2013년 국회가 의원외교와 국제회의 참석 명목으로 쓴 특활비는 연평균 6억원을 웃돈다.

2011년 6억3천800여만원, 2012년 5억3천500여만원, 2013년 6억3천100여만원 수준이다.

이중 국제회의 참석 비용이 연평균 1억원 정도로 전체의 17% 수준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친선교류 목적의 해외출장비, 해외 공항행사 경비 등으로 지출됐다.

의원 외교 활동비의 90%가 미국 달러화로, 나머지 10%는 한화로 지급됐다. 한화로 지출된 경우는 외국 인사가 한국을 방문했을 때 사용된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국회의장의 해외순방 때마다 평균 5천만원이 넘는 '뭉칫돈'이 나갔다.

2011년∼2012년 박희태 당시 국회의장은 5차례 해외순방을 하면서 28만9천여달러(3억2천500여만원)를 지출했다.

박 전 의장은 2011년 7월 10박 12일의 일정으로 에스토니아, 라트비아, 리투아니아 등 발트 3국을 방문하면서 6만5천여달러(7천300여만원)를 썼는데, 이는 의원외교 명목으로 단일 지급된 특활비 중 가장 큰 액수다.

박 전 의장은 같은해 1월 알제리, 3월 필리핀·인도, 9월 말레이시아·라오스를 각각 방문하면서도 5만여달러(5천600여만원)∼6만4천여달러(7천200여만원)의 특활비를 사용했다.

2012년 정의화 당시 국회의장 직무대행은 2차례 해외 출장에 6만5천여달러(7천300여만원)를, 2012년∼2013년 강창희 당시 국회의장은 6차례 해외 순방에 25만8천여달러(2억9천여만원)를 각각 지출했다.

참여연대 의정감시센터는 특활비 개편안이 발표되자 논평을 통해 "국회가 어떠한 기밀 활동을 하기에 여전히 특활비 편성이 필요한지 의문"이라며 "외교·안보·통상 분야 특활비를 폐지하지 않은 것에 대해 납득할만한 이유를 제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한편 국회의장의 해외 순방 때마다 수천만원의 혈세가 사용됨에도 불구하고 출장의 결과물이라 할 수 있는 보고서에 대해서는 일반인의 접근이 제한돼 있다.

의원들이 외교활동 명목으로 국제회의에 참석하거나 해외 출장을 다녀오면 통상 보고서를 작성해 국회사무처 홈페이지에 게재하지만 의장단의 보고서는 공개 대상이 아니기 때문이다.

국회사무처는 "정보공개법 9조1항에 따라 의장단과 정보위원회, 한미의원 회의 결과 보고서 같은 경우는 게시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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