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서울·11일 경기에서 취임 연주회

(서울=연합뉴스) 임수정 기자 = "막 시작했기 때문에 갈 길이 멀다. 그러나 분명 말씀드릴 수 있는 한 가지는 연습 첫날과 둘째 날의 소리가 다르다는 것이다. 세 번째 날의 소리는 더 발전했다."

경기필하모닉오케스트라(이하 경기필) 새 상임지휘자로 취임한 이탈리아 출신 마시모 자네티는 6일 서울 중구 더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 간담회에서 "경기필은 매일 발전 중"이라며 "결국 내 의무도 오케스트라를 매일 변화시키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자네티는 1997년 10월 창단한 경기필이 맞은 첫 번째 외국인 상임지휘자다. 밀라노에서 공부한 자네티는 드레스덴 슈타츠카펠레, 베를린 슈타츠카펠레 등 유럽 정상급 악단에서 오페라 지휘로 명성을 쌓았다.

경기필이 자네티의 조련 아래 어떤 잠재력을 끌어낼지가 클래식계 관심사다. 경기필은 최근 이탈리아 출신 지휘 거장 리카르도 무티, 뉴욕필 상임지휘자 얍 판 즈베던 등과도 호연을 펼치며 성장 가능성을 내비친 바 있다.

그는 8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이어 11일 경기도문화의전당 대극장 무대에서 취임 연주회를 연다.

다음은 연주회를 앞두고 기자들과 가진 일문일답.

-- 취임 연주회를 앞두고 리허설을 한 소감은.

▲ 경기필은 제 기대를 모두 충족시켜줬다. 아니, 그 이상이다. 지난 3월 얍 판 즈베던과 함께 연주하는 모습을 직접 봤는데 그때보다도 더 발전했다.

-- 경기필이 가진 장점이나 색깔이 무엇인지.

▲ 지금 막 시작했기 때문에 말씀드릴 수 있는 게 많진 않다. 그러나 매일 발전 중이다. 경기필과 같이 작업을 하면서 가장 만족스러운 부분은 악단이 내게 분명 반응을 하고 있고, 한 방향으로 움직이고 있다는 점이다.

-- 지휘자로서 어떤 리더십을 추구하는지.

▲ 어떤 한 방향을 취하진 않는다. 오케스트라마다 성격이 다르기 때문에 내가 가진 모든 역량을 동원해 시시각각 악단과 조율하고자 한다. 지휘자는 음악가를 넘어 심리학자 같은 능력도 필요하다. 서로를 이해하고 소통하는 데 중점을 두고 있다.

-- 한국 악단 문화에 적응하는 게 쉽진 않을 것 같은데.

▲ 첫날 연습 때 문화 충격을 크게 느꼈다.(웃음) 주자들이 아무런 감정도, 표정도 드러내지 않아서 내가 잘하고 있는지, 문제가 있는 것인지 몰라 굉장히 당황했다. 이후 악장들과의 티타임에서 '한국 오케스트라는 지휘자에게 많은 말을 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러나 난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서로 이야기를 주고받는다고 존경이나 서열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그래도 오늘은 무려 5명이 내게 미소를 보여줬고, 몇몇 연주자가 건의사항도 이야기했다.(웃음)

-- 경기필이 글로벌 오케스트라로 도약 중인 것 같다.

▲ 왜 글로벌 오케스트라로 도약 중이라고 느끼는가. 무티가 이 오케스트라와 두 번이나 작업했다는 것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생각한다. 세계 오케스트라로부터 매시간 지휘 요청을 받는 무티가 이 오케스트라의 잠재력에 만족하지 않았다면 두 번이나 왔을 리 없다.

-- 하이든이나 모차르트 등 고전 레퍼토리에 주력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번 연주회에서도 모차르트 곡이 연주된다.

▲ 모차르트 교향곡 '하프너'로 시작한다. 이 곡은 마치 햇살 가득한 날 창문을 연 것 같은 느낌의 곡이다. 이어지는 프로코피예프 '로미오와 줄리엣'은 굉장히 드라마틱하고 어두운 색채의 곡이다. 전혀 다른 느낌의 두 곡을 통해 극적 대비를 보여주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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