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격성 인간의 재능·우주에도 우리처럼·이상한 미래 연구소

(서울=연합뉴스) 이웅 기자= ▲ 이 모든 것을 만든 기막힌 우연들 = 월터 앨버래즈 지음. 이강환·이정은 옮김.

소행성 충돌로 인한 공룡 멸종을 밝혀낸 지질학자 월터 앨버래즈가 쓴 우주와 지구에 관한 역사서.

138억년 우주 역사와 45억년 지구 역사, 수백 만년 인류 역사, 국가의 생성과 소멸, 그리고 우리가 존재하기까지 이어진 가계도 등 인류를 비롯한 지구상 모든 생명의 역사를 기막힌 우연의 연속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본다.

이 책은 역사가가 아닌 과학자가 쓴 첫 번째 '빅 히스토리'로 평가된다. 풍부한 과학 지식을 바탕으로 빅뱅, 초대륙 형성, 청동기시대 시작 등에 대해 새로운 인식과 이해 틀을 제공한다.

저자는 지구 역사에서 '규소'의 중요성을 강조한다. 규소는 지구가 탄생할 때에 산소, 마그네슘, 철과 더불어 중요한 구성 요소였을 뿐 아니라 석기부터 유리, 컴퓨터까지 인류가 만든 도구들에 두루 쓰인 중요한 원소기 때문이다.

지구가 규소를 응축하고 사용 가능한 형태로 만드는 과정이 인류의 진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고 분석한다.

책은 저자가 2006년부터 미국 버클리대학에서 운영한 '빅 히스토리: 우주, 지구, 생명, 인류'라는 제목의 강의를 바탕으로 쓰였다.

arte 펴냄. 380쪽. 1만8천원.

▲ 인간의 발명 = 레네 슈뢰더·우르젤 넨트치히 지음. 문항심 옮김.

오스트리아 저명한 생화학자인 레네 슈뢰더가 인류의 미래라는 철학적 주제에 답하기 위해 쓴 책.

유전학 발전으로 자기 유전자를 개량하고 스스로 복제하게 된 지금 인간의 손끝이 어디로 향해야 할지 통찰한다.

저자는 인류의 '두 번째 계몽'을 제안한다.

무지를 깨닫고 이성의 힘을 기른 첫 번째 계몽 때처럼 기술 발달을 인간의 전능함으로 오해하지 말고 여전히 모르는 것이 많음을 인정하고 인류 발전이 파멸로 치닫지 않도록 숙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저자는 헤라클레이토스의 '판타레이' 개념을 중요하게 소개한다. 만물이 유전하듯 기술의 발전에 따라 윤리도, 규범도 계속해서 새로 발명돼야 한다는 것이다.

인권 향상을 위한 전략으로 페미니즘을 소개하기도 한다. 페미니즘을 두 번째 계몽의 중요한 요소로 본다.

은행나무출판사 펴냄. 272쪽. 1만5천원.

▲ 공격성, 인간의 재능 = 앤서니 스토 지음. 이유진 옮김.

영국 저명한 정신분석학자가 인간이 가진 공격성을 긍정적인 측면에서 분석한 책.

저자는 인간이 공격성이라는 중요한 재능을 갖지 못했다면 지금처럼 세상을 장악하지 못했을 것이고 하나의 종으로 살아남지도 못했을 것이라고 주장한다.

그렇지만 공격성의 부정적인 측면을 외면하지도 않는다. 척추동물 중에서 같은 종을 습관적으로 공격해 파괴하는 잔혹성을 드러내는 동물은 인간뿐이라고 지적한다.

지탄을 받아야 할 폭력적인 공격성도 있지만 생존에 반드시 필요한 공격성도 있다는 것이다. 젖병을 달라고 울어대는 아기나 범죄자에게 중형을 선고하는 판사도 공격적이라고 할 수 있다.

공격성은 양면적이다. 아이가 권위에 저항하는 행동은 공격적이지만 독립성을 향한 충동의 발현이며, 권력을 향한 인간의 욕망은 공격적이지만 위대한 성취를 낳는다.

책은 인간의 폭력성과 잔혹성을 균형 잡힌 시각에서 바라볼 수 있게 안내한다.

심심 펴냄. 260쪽. 1만4천원.

▲ 우주에도 우리처럼 = 아베 유타카 지음. 정세영 옮김.

일본 도쿄대학 지구행성과학 교수가 루게릭병과 싸우며 행성에서 생명이 탄생할 수 있는 조건을 탐색한 책.

천문학, 생물학, 지질학, 화학을 넘나들며 지구가 얼마나 특별한 행성인지, 태양계 너머에 지구와 같은 생명의 땅이 존재할 확률이 어느 정도일지를 고찰한다.

지구 밖에도 생명이 존재한다는 저자의 확고한 신념을 증명해 보인다.

저자가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생명의 조건은 다름 아닌 물이다. 지구에 있는 물의 양이 얼마나 절묘한지, 물의 양에 따라 행성의 수명이 어떻게 좌우되는지를 설명한다.

저자는 기후 연구자인 아내 아베 아야코와 함께 행성의 형성 과정을 연구한 논문 '육지 행성의 생존 한계'를 학술지에 발표해 세계적으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한빛비즈 펴냄. 268쪽. 1만6천원.

▲ 이상한 미래 연구소 = 잭 와이너스미스·켈리 와이너스미스 지음. 곽영직 옮김.

가까운 미래 우리의 삶을 더욱 근사하게 만들어줄 미래 과학기술 10가지를 소개한다.

미국의 웹 코믹 블로그 'SMBC(Saturday Morning Breakfast Cereal)' 작가가 기생충을 연구하는 아내와 함께 썼다.

이야기는 우주에서부터 시작한다. 저자들은 과학자들이 우주여행 비용을 낮추기 위해 하는 연구들을 소개하면서 그중 가장 가능성이 있는 방안으로 '우주 엘리베이터'를 상세히 설명한다.

우주에 커다란 돌덩이를 올려두고 거기에 줄을 매달아 엘리베이터를 설치하자는 건데, 비현실적인 것 같지만 밧줄 재료만 결정된다면 의외로 가까운 미래에 실현될 가능성이 있다고 한다.

지구의 자원 고갈에 대한 대안으로 소행성에 묻힌 광물을 활용할 수 있을지, 핵융합발전소가 개발돼 친환경 에너지를 마음 놓고 쓸 수 있을지도 설명한다.

시공사 펴냄. 460쪽. 2만5천원.

abullapi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