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노무현재단 이사장인 이해찬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10·4 남북공동선언 11주년 기념식의 북한 개최를 전제로 여야 의원들과 함께 방북하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노무현재단은 그동안 매년 남쪽에서만 10·4선언 기념행사를 해왔다. 기념식 북한 개최는 지난 8월 13일 판문점에서 열린 남북 고위급회담에서 우리측이 북측에 요청했고, 5일 대북특사단 방문 때도 협조를 당부했으나 성사 여부는 미정이라고 한다.

2007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과 김정일 국방위원장 간의 2차 남북정상회담에서 채택된 10·4 선언은 김대중 전 대통령과 김 위원장이 합의한 6·15 공동선언과 함께 북한에서 남북관계의 '금과옥조'로 여긴다. 주요 내용은 6·15 선언 구현, 상호 존중과 신뢰의 남북관계로 전환, 군사적 긴장 완화, 경제협력사업 활성화, 이산가족 상봉 등 인도주의 사업 추진 등이다. 북한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에 기회 있을 때마다 '6·15와 10·4 선언 이행'을 우리측에 압박했다. 이런 점을 놓고 보면 10·4 선언 기념행사의 평양 개최와 이 대표의 방북은 성사 가능성이 꽤 있어 보인다.

남북 간 접촉은 다양하고 폭넓게 이뤄지는 것이 좋다고 말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의 대북 강경조치들이 남북관계를 전혀 개선하지 못했다는 점에서다. 지난 2010년 3월 26일 천안함 침몰사건에 대한 대응으로 그해 이명박 정부가 내놓은 5·24 대북제재 조치 이후 금강산 관광중단, 개성공단 잠정폐쇄 등이 차례로 이어지면서 한반도의 군사적 긴장도 높아져 남북 양측이 모두 적지 않은 대가를 치러야 했다. 북한은 생존을 위한 핵 개발과 미사실 시험발사로 미국 등 국제사회의 대북제재를 자초했고, 우리도 한반도의 지정학적 불안 요인에 따른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감수해야만 했다.

이런 점에서 이 대표의 방북이 실현된다면 그 자체로도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이 대표의 방북에 야당 의원들이 동행한다면 그 의미는 배가될 것이다. 북한도 우리 야당과의 접촉을 희망하고 있다고 하니 더 그렇다. 북한은 남북대화 뒤풀이 자리에서 우리 야당 측 인사들을 만나지 못한 점에 아쉬움을 표시했다고 한다. 이 대표의 방북이 성사될지, 여권의 남북접촉을 비판적으로 보는 야권이 그의 방북에 동행할지 이 대표의 정치력을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