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단 규제에도 집값 상승 기대가 더 높아

(서울=연합뉴스) 한혜원 기자 = 서울 부동산시장이 유례없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됐다.

정부의 투기지역 지정 확대 등 조치에도 집값 하락보다는 상승기대가 높아, 매도자들이 매물을 내놓지 않거나 거둬들이는 사례가 많은 것이다.

10일 KB국민은행의 주간 주택시장동향 조사결과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기준 서울 아파트 매수우위지수는 171.6을 기록했다.

이는 지수 집계를 시작한 2003년 7월 이후 최고치다.

매수우위지수는 부동산중개업체 3천600여 곳을 대상으로 주택 매도자와 매수자 가운데 어느 쪽이 많은지를 확인해 산출하는 지수다.

지수 범위는 0∼200이며 기준점인 100을 웃돌면 매수자가, 밑돌면 매도자가 시장에 상대적으로 많다는 뜻이다.

지수가 높을수록 매도자가 원하는 가격에 주택을 팔 수 있는 '매도자 우위 시장'이 펼쳐진다.

매수우위지수는 8월 넷째 주 152.3으로 이전 최고 기록인 2006년 11월 첫째 주(157.4) 이후 12년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그 다음 주인 8월 다섯째 주에 165.2를 기록하며 이전 최고 기록을 갈아치운 데 이어 9월 첫째 주에 2주 연속 최고치를 다시 썼다.

서울 부동산시장의 매수우위지수는 2006년 150대까지 치솟은 이후 점점 떨어져 2007년부터 2016년 6월까지 10년 가까이 100을 밑돌았다. 2012년에는 한 자릿수까지도 떨어졌다.

그 후 지난해와 올해 2∼4개월마다 간헐적으로 100을 넘었다.

그러다 올해 7월 마지막 주부터 다시 기준점을 넘겨 불붙기 시작한 지수는 한 달 만에 껑충 뛰어올라 최대 수치인 200 근처에 성큼 다가섰다.

지역별로도 강북 165.7, 강남 178.4로 각각 2008년 집계 시작 이래 최고치를 기록했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수석부동산전문위원은 "매도자 우위 시장이 됐다는 것은 매도자들이 집값이 더 올라갈 것으로 보고 매물 호가를 더 올리거나 매물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의미"라며 "집값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강해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대출규제, 투기지구 지정 확대 등 집값을 잡으려는 정부 노력에도 매도자들은 오히려 콧대가 높아졌고, 매수자들은 집값이 더 오를 것이라는 불안감에 시장에 몰리고 있다.

부동산업계 관계자는 "부동산 대책이 나오면 집값이 잠시 주춤하다가 다시 오르는 현상이 반복되다 보니 '부동산 불패'라는 인식이 강해졌다"며 "그만큼 부동산시장이 과열 상태에 있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말했다.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부동산 과열과 관련해 "일부 투기적 수요에 불안 심리가 편승한 것 같다"고 진단했다.

hye1@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