권력서열 소개때 당·정 호명 후 군 간부 소개…군 통제 차원인듯

(서울=연합뉴스) 최선영 기자 = 북한이 정권수립 70주년 기념행사에 참석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에게 다시 '여사'라는 호칭을 사용해 눈길을 끈다.

조선중앙통신 등 북한 매체들은 정권수립 70주년을 맞아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부인 리설주 여사와 함께 집단체조 '빛나는 조국'을 관람한 소식을 전하면서 리설주를 '여사'로 소개했다.

북한 매체들은 작년까지만 해도 리설주 여사를 '동지'로 소개했으나 올해 2월 남북정상회담 움직임이 불거지던 시점에서 '여사'라는 호칭을 처음 사용했다.

그러다가 지난 7월부터 다시 '동지'로 호칭하더니 외빈들이 대거 참석한 이번 집단체조 관람 행사를 보도하면서 다시 '여사'라고 소개했다.

북한이 리설주 여사의 호칭을 김정은 위원장의 현지지도 등 내부행사에 동행할 때에는 동지로, 대외활동 동행 시에는 여사로 구분해 사용하는 것으로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이 부인과 함께 남북 및 북중 정상회담 등 대외활동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만큼 퍼스트레이디의 지위를 고려한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아울러 정권수립 70주년을 맞는 김정은 체제의 권력서열에서는 별다른 변화가 없었다.

김정은 위원장에 이어 대외적 국가수반인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다음으로 공석 권력서열 3위는 최룡해 노동당 부위원장 겸 조직지도부장이었고 박봉주 내각 총리는 4위를 유지했다.

또 양형섭 최고인민회의 상임위 부위원장, 박광호·리수용·김평해·태종수·오수용·안정수·박태성·김영철·리용호 당 부위원장, 최부일 인민보안상, 로두철 부총리, 최휘·박태덕 당 부위원장, 정경택 인민보안상, 조연준 당 검열위원장, 리만건, 김능오 신임 평양시 당 위원장 순위다. 리만건은 지난 4월 최고인민회의 제13기 6차회의에서 국무위원에서 '해임'된 이후 직책이 알려지지 않고 있다.

주목되는 것은 북한이 올해 들어 정치행사에 참석한 간부들의 서열을 소개할 때 당·정 간부를 먼저 호명한 뒤 군 간부들을 '무력기관'이라며 별도로 구분해 소개한다는 점이다.

종전에는 정치국 상무위원 정치국 위원 후보위원에 따라 당-군-정 순으로 주로 소개했다.

이는 작년 황병서 당시 총정치국장(현 당 조직지도부 제1부부장)이 군부에 대한 지휘통제를 잘못한 책임으로 처벌을 받는 것을 끝으로 김정은 위원장이 사실상 군부에 대한 장악을 완료한 것과 관련돼 보인다.

김정은 위원장은 집권 이후 수시로 군 인사를 단행하고 군 인사의 지위를 낮추는 등 김정일체제에서 막강했던 군부의 힘을 빼고 노동당의 철저한 통제 아래 가두는 데 총력을 기울였다.

올봄께 총참모장 자리를 리영길에게 내준 리명수 차수의 보직도 눈길을 끈다.

북한 조선중앙방송은 정권수립 70주년 중앙보고대회 소식을 전하면서 리명수를 '무력기관 책임일꾼'이라고 소개하고 김수길 총정치국장, 리영길 총참모장, 노광철 인민무력상 등 군 수뇌부 3인방과 함께 맨 먼저 소개했다.

리명수가 보직을 맡고 있음을 말해주는 것으로, 현재 인민무력성 총고문 직책을 부여받은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앞서 북한 매체들은 김정일체제의 핵심 군부 인사였던 김영춘 인민무력부장의 사망 소식을 전하면서 김정은 위원장이 그에게 전례 없던 '인민무력성 총고문' 직책을 부여했다고 소개했다.

리명수는 김영춘과 함께 김정일 정권의 핵심 군부 인사였고 84세의 원로인사로 특히 김정은 정권의 군부 장악과 안정을 위해 2016년부터 2년여간 참모장을 역임한 만큼 이를 배려한 것이라는 추정이다.

chsy@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