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남성 2명과 싸운 후 사망…사인은 외상아닌 심부전증

동부서 극우단체 중심 2천500명 집회…경찰, '증오 선동' 조사

(베를린=연합뉴스) 이광빈 특파원 = 독일에서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 2명이 독일인 남성의 사망 사건에 연루된 혐의로 경찰에 체포돼 조사를 받고 있어 최근 극우 세력이 폭력시위를 벌인 켐니츠 사태와 같은 사건이 재발될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10일(현지시간) 현지언론에 따르면 독일 동부 작센안할트 주의 소도시 쾨텐에서 지난 8일 독일인 남성 2명과 아프가니스탄 남성 2명이 싸움을 벌였고, 이후 독일인 남성 한 명이 숨졌다.

이 소식이 전해지자 극우 단체 중심으로 시민 2천500명이 9일 쾨텐의 중심가에서 숨진 남성을 추모하며 집회를 열었다.

가뜩이나 지난달 말 독일 동부 작센 주 켐니츠에서 이라크 및 시리아 출신 난민에 의한 독일인 살해 사건으로 극우 세력이 폭력시위를 벌이며 정치·사회적 문제를 야기한 가운데 발생한 일이어서 당국이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작센안할트 주 당국은 시민들에게 시위대를 피하고 냉정함을 잃지 말아 달라고 당부했다.

경찰은 각각 18세와 20세인 아프가니스탄 난민 출신 용의자 2명을 상대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다만, 경찰은 사망 원인이 직접적인 외부 손상에 의해 발생하지 않는 심부전증이라고 밝혔다.

지역 언론도 숨진 남성이 심장병을 앓아왔다고 보도해 아프가니스탄 출신 남성들과의 다툼이 직접적인 사망 원인이 아닐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번 사건이 알려진 직 후 소셜미디어에서는 사인이 머리 부분 손상 때문이라는 거짓 정보가 유포됐다.

경찰은 쾨텐의 집회에서 한 연설자가 '인종 전쟁'을 언급하는 등 증오를 선동하고 신(新)나치주의를 조장하는 발언이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해 조사에 착수했다.

경찰은 시위 참가자 2천500명 중에서 400∼500명 정도가 극우단체에 속한 것으로 보고 있다.

슈테펜 자이베르트 총리실 대변인은 경찰이 쾨텐 집회에 잘 대처했다고 평가하면서 "쾨텐에서 찍힌 영상은 공개적으로 나치 구호가 나온 것을 보여준다. 나치 구호가 우리를 질겁하게 만든다"고 지적했다.

lkbi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