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가 "빈곤층 꿈 실현 실패"…만델라재단 "'표현의 자유' 한계 시험"

(서울=연합뉴스) 차병섭 기자 = 남아프리카공화국에서 노벨평화상 수상자이자 아파르트헤이트(인종차별정책)에 맞서 싸운 고(故)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을 아돌프 히틀러에 비유하는 그림이 논란이 되고 있다.

영국 BBC는 11일(현지시간) 남아공 화가 아얀다 마부루가 독일 나치 깃발 앞에서 나치식 경례를 하는 만델라 전 대통령을 그린 작품을 남아공 수도 요하네스버그에서 열린 한 전시회에 걸었다고 보도했다.

마부루는 과거에도 제이컵 주마 전 대통령과 만델라 전 대통령이 성행위를 하는 장면을 노골적으로 그린 작품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바 있는 인물이다.

현지 매체에 따르면 마부루는 해당 그림을 전시하지 않을 것처럼 해 행사 관계자들의 허를 찌른 것으로 전해졌다.

그림은 잠시만 걸려있다 내려졌지만 이를 둘러싼 비판은 계속되고 있다.

마부루는 자신의 작품을 옹호하면서, 가난한 자국 흑인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BBC는 마부루가 "만델라가 (빈곤층의) 꿈을 실현하는 데 실패했다는 점에서, 그는 히틀러와 맞먹는 인물"이라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최근 남아공은 경제가 곤두박질치며 올해 전체 실업률이 28%를 기록하고 청년실업률은 무려 50%를 넘기도 한 상황이다.

넬슨만델라재단은 해당 그림에 강한 불쾌감을 표하며, '표현의 자유'의 한계를 시험하는 것이라 목소리를 높였다.

또 아파르트헤이트에 맞서 투쟁하다 27년 동안 옥살이를 한 인물을 나치에 비유하는 것은 지나치다는 비판과, 만델라가 분쟁을 끝내려는 중재자이자 인종차별에 반대했던 인사였던 반면 히틀러는 인종 우월주의자이자 살인자라는 점에서 역사를 잘못 이해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하지만 마부루는 사과를 거부하는 한편, 소송 가능성에 대해서는 "나는 남아공 민중들처럼 가난하다. 아무것도 잃을 것이 없다"면서 "소송에서는 지겠지만 나를 입 다물게 하지는 못할 것"이라고 버티고 있다.

bscha@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