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사회 정착 못 하고 떠돌다 北친구 신분으로 재입국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해 일본으로 갔다가 친구 이름으로 다시 들어와 탈북지원금을 챙긴 남성이 법원에서 실형을 선고받았다.

12일 법조계에 따르면 탈북민 A씨(28)는 2015년 7월 두 차례 음주운전 사고를 내 800만원의 벌금형을 받았다.

A씨는 아파트 임대계약을 해지하고 보증금을 돌려받았지만 벌금을 내진 않았다. 벌금미납 상태로 2016년 해외여행을 하고 한국에 들어오다 공항에서 수배자로 붙잡혔다.

노역장에서 풀려난 A씨는 한국 사회에 적응하지 못하는 처지를 비관하다 일본에서 살기로 마음먹고 그해 7월 일본으로 출국했다. 물론 일본에서도 자리를 잡긴 어려웠다.

A씨는 궁리 끝에 북한에 있던 친구 B씨의 신분으로 한국에 재입국하는 데 성공했다.

인천공항을 무사 통과한 A씨는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전 중앙합동신문센터) 조사 과정에서도 신분 위장을 들키지 않았다. 북한에서 한국 영상물을 보다가 걸려 처벌을 피하려고 탈북했다며 그럴싸한 경위도 둘러댔다.

A씨는 다시 북한 이탈주민으로 인정받아 초기정착과 주거 지원 명목 등으로 2천700여만원을 받았다. B씨 이름으로 여권도 발급받아 일본도 자유롭게 드나들었다.

그러나 A씨의 위장 생활은 결국 꼬리가 잡혔고, 올해 7월 북한이탈주민지원법 위반 등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법 형사5단독 김현덕 판사는 A씨의 혐의를 유죄로 인정하고 그에게 최근 징역 1년의 실형을 선고했다. 부정 수급한 지원금 2천700여만원도 추징했다.

김 판사는 "피고인은 북한 이탈주민의 한국 정착을 위해 지원하도록 한 법과 제도를 악용해 개인적 이득을 취했고 그 규모도 적지 않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A씨는 법원 판단에 불복해 항소했다.

A씨 사례를 두고 일각에서는 신원 위장을 걸러내지 못한 북한이탈주민보호센터의 부실한 조사 과정도 문제라는 지적이 나온다.

s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