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무기수출과 군사교류 확대로 아시아서 존재감 '과시'

중국·필리핀·인니 등, 가격대비 성능 좋은 러시아산 무기 잇따라 구매
러, 군사교류 확대하며 지역 내 '세력 균형자' 역할 자처

러시아의 '백파이어' 중거리 전략폭격기[위키미디어 제공]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러시아가 아시아 국가들에 대한 무기 수출과 군사교류를 확대하며 이 지역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6일 보도했다.

SCMP에 따르면 크림반도와 시리아에 대한 군사행동 후 서방국가의 제재로 무기 수출 등에 애를 먹는 러시아는 갈수록 경제력과 군사력이 커지는 아시아 국가들에서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아시아 국가들 또한 미국이나 유럽산 무기보다 저렴하면서 뛰어난 성능을 갖춰 이른바 '가격대성능비'가 높은 러시아제 무기를 환영하면서 잇따라 구매에 나서고 있다.

러시아는 미국에 이어 세계 제2의 군사대국으로, 러시아가 만든 전투기, 전략폭격기, 전차, 잠수함, 미사일 등은 세계 최고 수준의 성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는다.

전통적으로 미국과 유럽 국가들에 무기 수입을 의존했던 필리핀은 최근 러시아에서 두 대의 킬로(KILO)급 잠수함을 도입하기로 결정한 것으로 전해졌다.

필리핀이 잠수함을 도입하는 것은 처음인데, 첫 구매 국가로 러시아를 선택한 것은 예상 밖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인도네시아는 세계 최강 전투기 중 하나로 꼽히는 러시아 '수호이(Su)-35' 전투기를 도입하기로 했다.

Su-35는 3천600㎞에 이르는 항속거리와 고속 기동성, 우수한 근접 전투성능을 두루 갖춘 현역 러시아 최고의 전투기로 꼽힌다.

러시아는 가격을 낮추는 것은 물론 저렴한 이율의 무기 구매 차관을 제공하고, 무기 운용 훈련과 사후 정비 서비스까지 일괄 제공하는 '정성'으로 이들 아시아 국가의 마음을 사로잡고 있다.

미군에 맞설 강군 건설에 매진하는 중국은 러시아 무기의 최대 구매 고객으로 부상하고 있다.

중국은 2014년 '러시아판 사드'로 불리는 최신예 방공미사일 시스템 'S-400 트라이엄프' 구매계약을 체결한 데 이어, 2015년에는 25억달러(약 2조8천억원)를 지불하고 총 24대의 Su-35 전투기를 사들이기로 했다.

상륙작전 시범 보이는 러시아 해군 전차(블라디보스토크=연합뉴스) 강창구 특파원 = 26일 러시아 해군의 날을 맞아 상륙작전 시범을 보이는 러시아 해군 수륙양용전차.<<국제부 기사 참조>> 2009.7.26 kcg33169@yna.co.kr
http://blog.yonhapnews.co.kr/kcg33169

러시아는 무기 판매는 물론 아시아 국가들과 군사협력을 강화하며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존재감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달 필리핀 국방부는 필리핀 군함이 러시아 태평양 함대 기지가 있는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다고 밝혔다.

이는 러시아 군함의 마닐라 방문에 대한 답방 차원이라고 발표됐지만, 연안 방어에 치중하던 필리핀 해군이 러시아 기지를 방문한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로 평가받는다.

지난해 12월에는 러시아 전략폭격기 'Tu-95MS'가 인도네시아를 방문해 인도네시아군 장성과 관료들 앞에서 정찰 비행을 선보였다.

이 또한 인도네시아와 러시아 군사교류 사상 처음 있는 일이다.

중국의 경우 러시아가 이달 11∼15일 시베리아 등에서 37년 만에 가장 큰 규모로 실시하는 '동방-2018' 군사훈련에 참가하기로 했다.

이 훈련에 외국 군대가 대규모로 참가하는 것은 전례 없던 일로, 군사 전문가들은 러시아와 중국의 군사협력이 한층 심화했음을 보여주는 사건으로 여긴다.

중국은 이번 훈련에 3천200명의 병사와 각종 무기·장비 900여 대, 전투기와 헬기 30대 등 대규모 병력을 동원한다고 밝혔다.

한 군사 전문가는 "러시아는 아태지역에서 존재감을 과시하면서 미국에 맞설 수 있는 지역 내 '세력 균형자'를 자처하고 있다"며 "미국은 물론 중국의 힘이 너무 커지는 것을 경계하는 인도 등 아시아 국가들은 다른 강대국을 견제할 수 있는 러시아의 역할 확대를 반기고 있다"고 분석했다.

ssah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