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뉴질랜드, 2차대전때 '쓰나미폭탄' 개발 실험
송고시간2013-01-03 09:59
英 텔레그래프 "실험 성공했으나 1945년 초 중단"
(서울=연합뉴스) 미국과 뉴질랜드가 강력한 해일을 일으켜 수중 충격파를 유발, 해안 도시들을 삼켜버릴 수 있는 이른바 '쓰나미 폭탄'을 극비리에 실험했었다고 영국의 일간 텔레그래프가 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런 사실은 뉴질랜드 작가이자 영화제작자인 레이 와루가 최근 뉴질랜드 국가문서기록원에 숨겨져 있던 군사 기밀들을 모아 출간한 '비밀과 보물(Secrets and Treasures)'에서 드러났다.
이 실험은 특히 2차대전 중이던 1944년 6월 '프로젝트 실(Project Seal)'이란 코드명으로 뉴칼레도니아와 오클랜드 인근 해역에서 실시됐으며, 핵폭탄과 경쟁할 수 있는 가공할 무기로 개발하려는 목적이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텔레그래프는 "근해에서 10번의 대규모 폭발을 일으키면 해안의 작은 마을을 통째로 삼킬 수 있는 높이 10m 정도의 대형 쓰나미를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고, 실제 무기로 개발할 수 있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설명했다.
당시 약 3천700발의 폭탄 폭발 실험이 진행됐고, 처음에는 뉴칼레도니아에서 나중에는 오클랜드 인근 완가파라오아반도에서 실시됐다.
핵폭탄에 비견할 파괴력을 가진 이 폭탄 제조 계획은 태평양의 산호초를 폭탄으로 날려버리는 임무를 수행했던 미 해군장교 E A 깁슨이 작전 수행시 거대한 파도가 형성되는 모습에 착안, 지진 해일을 일으키는 '쓰나미 폭탄'을 제조할 수 있겠다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와루는 "쓰나미를 이용한 대량학살무기 개발을 구상했다는 사실이 너무 놀랍고, 미국과 뉴질랜드는 '쓰나미 폭탄' 수준의 개발까지 갔던 것으로 보인다"면서 "만약 핵폭탄이 생각만큼 위력이 없었다면 쓰나미 폭탄 개발로 갔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나 이 비밀 계획은 실험 단계에서 일부 성공을 거뒀지만 1945년 초 중단됐다. 뉴질랜드 정부는 그럼에도 1950년대까지 실험관련 보고서를 만들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전문가들은 한차례의 수중 폭발만으로는 위력이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으며, '쓰나미 폭탄'이 되려면 적어도 폭약 200만㎏을 해안에 약 5마일까지 일렬로 배치해 동시에 터뜨려야 한다는 결론을 내렸다고 신문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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