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맘의 날' 맞아 국회의원회관서 국제콘퍼런스

(서울=연합뉴스) 조민정 기자 = "경제적으로 나은 삶을 살았을지언정 입양아로 자라면서 겪은 인종차별과 소외감은 여전히 제게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정체성을 찾기 위해 한국에 왔지만 이곳과도 완벽하게 이어질 수 없다는 걸 알기에 힘이 듭니다."

'싱글맘의 날'을 맞아 10일 입양인 원가족 모임 민들레회·진실과 화해를 위한 해외입양인 모임(TRACK) 주관으로 서울 국회의원회관에서 국제콘퍼런스가 열렸다.

3살 때 미국으로 입양된 샤론 하이트(30·여) 씨는 이 자리에 나와 "아시아인이 거의 없는 지역에서 살다 보니 눈치를 보며 자라야 했다"면서 "점차 내성적으로 변해 나 스스로를 상처줬지만 멈출 수 있는 방법도 알 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그는 쌍둥이인 섀넌 하이트 씨와 함께 주한미군 가정에 입양돼 미국 메릴랜드, 인디애나 등에 거주했고 10대 초반 양가족에게 성추행을 당한 이후 방황하다가 우울증을 겪기도 했다.

쌍둥이 자매는 친부모를 찾기 시작한 지 6년 반 만에 최근 어머니를 만났다.

이들은 호적상 고아로 돼 있었지만 사실 2살 때까지 미혼모인 어머니와 함께 산 것으로 밝혀졌다. 혼자 쌍둥이를 키우는 것을 보다 못한 외할머니가 이들을 입양기관에 보냈고, 입양기관은 해외 입양을 위해 이들이 고아인 것처럼 서류를 꾸민 것이다.

한국에서 미혼모 지원 활동을 하고 있는 섀넌 하이트 씨는 "입양기관이 출생 정보 없이 입양을 보낼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입양기관이 비윤리적인 관행을 계속할 수 있도록 허가증을 주는 것과 같다"며 "'아이들의 이익'을 위한다면 입양을 직접 겪은 우리의 목소리를 들어 달라"고 역설했다.

그는 "지금도 많은 아이가 국내로, 해외로 입양되고 있다"며 "새로운 입양인 세대들이 우리가 겪은 일을 겪지 않게 하기 위해 싸우겠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8월 시행된 입양특례법은 친부모가 출생신고를 하고 입양 동의를 한 후 가정법원에서 입양 허가를 받도록 했다. 일각에서는 특례법 때문에 입양 사실을 드러내지 않으려 하는 미혼모가 아동을 유기할 가능성이 커진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양육미혼모인 김은희 한국미혼모가족협회 대구지부 대표는 "입양특례법은 입양아동의 권리를 강화하고 숙려기간을 두는 것이 골자"라며 "임신 중에 쓴 입양동의서 때문에 출산 후 양육을 원해도 아이를 되찾지 못해 후회와 눈물로 사는 입양미혼모들, 입양된 가정에서 결코 온전히 행복하지 못하다는 수많은 입양인의 증언을 기억해달라"고 호소했다.

5월 11일은 '가정의 달에 1가정이 1아동을 입양해 새로운 가정으로 거듭난다'는 취지로 정부가 제정한 '입양인의 날'이다.

TRACK, 한국미혼모가족협회, 한국한부모연합회, 해외입양인센터 '뿌리의 집' 등은 한국의 입양정책과 관행을 변화시키고 미혼모·한부모에 대한 사회적 지원 강화를 촉구하기 위해 이날을 '싱글맘의 날'로 정해 매년 국제 콘퍼런스 등 기념행사를 개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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