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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방극장엔 형사, 스크린엔 바둑 바람

송고시간2014-05-28 16:29

비슷한 소재 잇달아 공개…"시너지 효과 기대"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기자 = 한날한시에 도원결의를 한 것은 아니다. 하지만 '트렌드'가 큰 비중을 차지하는 대중문화계에서는 공교롭게도 비슷한 시기에 비슷한 소재의 작품이 잇달아 등장하는 경우가 심심치 않다.

지금 TV 드라마에는 형사가 즐비하다. 반면 스크린에서는 특이하게도 바둑을 소재로 한 작품이 잇달아 개봉을 앞두고 있다.

제작진들은 "피하고 싶은 일이지만 어차피 벌어진 일, 시너지 효과를 기대한다"고 입을 모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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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범인 잡는 형사들의 활약상…"시청자와 상호작용 속 보는 즐거움 배가"

전형적인 형사부터 새로운 감각의 신세대 형사, 심지어 할아버지 형사까지 안방극장을 헤집고 다닌다.

SBS 수목극 '너희들은 포위됐다'는 강력범 잡는 형사와는 거리가 있어 보이는 청춘스타 이승기, 고아라, 안재현 등을 내세워 신세대 형사의 활약상을 조명한다. 이들의 교관인 베테랑 형사 역을 맡은 차승원 역시 가만히 있어도 어쩔 수 없이 뿜어져 나오는 '모델 포스'로 형사에 대한 고정관념을 깨버린다.

'너희들은 포위됐다'가 좌충우돌 신참 형사들의 성장담을 다룬다면, tvN 금토드라마 '갑동이'는 한층 어두운 분위기의 미스터리 추리극이다.

꽃미남 윤상현이 대충 자른 헤어스타일, 대충 씻고 나온 듯한 얼굴의 형사 하무염을 연기하는 '갑동이'는 17년 전 연쇄 살인사건의 유력 용의자를 지칭하는 '갑동이'를 추적하는 이야기다. 갑동이 때문에 형사가 된 하무염을 중심으로 갑동이를 영웅이라는 부르는 사이코패스, 과거 갑동이를 잡지 못해 이를 가는 베테랑 형사, 갑동이 사건의 유일한 목격자 등이 얽혀 두려움과 절박함 속에서 베일에 싸인 범인을 추적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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할배들도 형사로 '둔갑'했다. tvN 금요드라마 '꽃할배 수사대'에는 '회춘 누아르 코믹 수사극'이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이순재(79), 변희봉(72), 장광(62) 등 진짜 '할배'들이 주연을 맡아 형사를 연기한다.

이들은 알 수 없는 이유로 하루아침에 70대 노인으로 변한 젊은 형사 역으로, 원래의 몸을 되찾고 회춘하기 위해 '눈물겨운' 노력을 펼친다. 드라마는 이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뛰어다니는 와중에 회춘의 비밀을 둘러싼 판타지도 녹여낸다.

이밖에 OCN 금요드라마 '신의 선물4'에는 윤주희가 육군 수사대 출신의 경찰청 특수수사계 형사로 출연 중이다. 뛰어난 두뇌의 소유자로 법의관 사무소 전담 형사로 일한다.

또 MBC 월화극 '트라이앵글'에서는 이범수가 분노조절장애를 앓는 형사를 연기 중이다. 그야말로 산전수전 다 겪은 노련한 형사지만 정신적 문제로 고생하는 특이한 캐릭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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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할배 수사대'의 구기원 PD는 "수사물은 드라마의 기본 스토리에 매회 에피소드 형식으로 사건이 등장하다 보니 시청자들이 긴장의 끈을 놓지 않고 몰입해 즐길 수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영섭 SBS 드라마국장은 "형사물은 기본적으로 사건의 전개 속에서 긴장감과 호기심을 유발하기 때문에 시청자와의 상호작용 속 보는 즐거움이 배가되는 장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국장은 "형사물은 극성을 만들어내는 장치가 효과적이고, 범인을 잡는 과정에서 권선징악적 쾌감이 부각돼 시청자가 공감하기 쉽다"며 "어차피 트렌드가 있어 비슷한 소재의 작품이 같이 등장하는 경우가 많은데 작품마다 조금씩 차별화를 이루기 때문에 크게 마이너스 되는 부분은 없는 것 같다"고 밝혔다.

◇ 바둑판 위에서 펼쳐지는 인생이야기…액션 가미해 정적인 면 보완

극장가에서는 바둑을 소재로 한 두 편의 영화 '스톤'과 '신의 한 수'가 개봉 대기 중이다. 두 작품은 바둑에 머물지 않고 액션을 가미해 정적인 스토리를 보완했다는 점에서도 공통점을 보인다.

내달 12일 개봉하는 '스톤'은 프로를 꿈꾸는 인생 아마추어들의 이야기를 바둑에 담아냈다. '인생 아마추어들이 들려주는 위로의 메시지'라는 홍보용 설명이 붙은 '스톤'은 조동인, 김뢰하, 박원상이 이끌어간다.

'스톤'은 천재 아마추어 바둑기사 민수(조동인 분)와 폭력조직 보스 남해(김뢰하)가 만나 서로 다른 세계의 삶을 접하게 되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다. 실력이 뛰어나지만 프로가 되지 못한 민수는 실패와 좌절을 거듭하다 결국 진로를 고민하게 되고, 조직의 보스이지만 회의감에 휩싸인 남해도 새로운 인생을 준비한다. 영화는 이질적인 두 사람이 바둑을 두며 나누는 교감과 함께 '본의 아니게' 엮이게 되는 사건을 통해 긴장감 넘치는 액션을 곁들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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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3일 개봉하는 '신의 한 수'는 액션을 좀더 강조했다. 내기 바둑꾼들의 승부를 다룬 범죄 액션 영화로, 톱스타 정우성과 이범수, 안성기가 주연을 맡아 캐스팅 단계부터 화제를 모았다.

내기 바둑꾼이 된 프로기사 태석(정우성 분)과 살수(이범수)가 음모와 복수로 엮이면서 펼쳐지는 이야기를 다룬다. 내기 바둑판에서 살수 팀의 음모로 형을 잃고 살인 누명까지 쓴 채 감옥을 다녀온 태석이 복수를 꿈꾸며 신의 한 수를 준비한다는 내용.

28일 열린 제작보고회에서 정우성은 "진짜 남자들의 땀 냄새 나는 액션 영화가 하고 싶었다"는 말로 영화가 예상보다 한층 동적임을 시사했다.

'스톤'의 홍보사 프레인은 "361개 점 위에서 하나의 선택이 승부를 좌우하는 바둑은 흔히 인생의 축소판으로 비유돼 드라마가 가능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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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살을 붙였든 간에 바둑을 기본으로 한 영화인 만큼 두 작품에서 바둑에 관한 부분은 '리얼리티'가 중요하다.

프레인은 "'스톤'의 경우 바둑판 위 알의 배치부터 바둑알을 놓는 손동작, 상대의 한 수에 반응하는 표정까지 실제 고수들의 대국처럼 흐트러짐이 없도록 신경 썼다"고 설명했다.

'신의 한 수'는 영화에 쓰일 바둑 기보(棋譜·바둑 대국을 기록한 그림)를 수십 개 만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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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retty@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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