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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이사회,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가결(종합)

송고시간2014-06-05 2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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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기 절반 남겨두고 공공성 훼손 등으로 물러나게 돼 양대 노조 "방송독립의 날…6일 오전 5시 업무 잠정 복귀"

KBS이사회,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통과
KBS이사회, 길환영 사장 해임제청안 통과

(서울=연합뉴스) KBS이사회가 5일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 사진은 지난달 9일 서울 종로구 청운동 주민센터 앞에서 김시곤 보도국장 세월호 발언 논란과 관련해 세월호 침몰 사고 유가족들에게 사과한 뒤 현장을 떠나는 길 사장의 모습. (연합뉴스 DB)

(서울=연합뉴스) 윤고은 정아란 기자 = KBS이사회(이사장 이길영)는 5일 길환영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통과시켰다.

KBS이사회는 이날 오후 4시부터 여의도 KBS본관에서 열린 임시이사회에서 길 사장 해임제청안에 대한 표결을 진행한 결과 찬성 7표, 반대 4표로 가결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길 사장은 지난 2008년 정연주 사장에 이어 KBS이사회가 두번째로 해임한 사장이라는 불명예를 안게 됐다. 또한 지난해 김재철 MBC 사장까지 포함해 세 번째로 해임된 공영방송 사장으로 기록된다.

KBS PD 출신 첫 KBS 사장이자, 재직 중 내부 승진을 통해 사장이 된 첫 사례로 조명받았던 길 사장은 이로써 이번 KBS사태가 벌어진 지 35일 만에 물러나게 됐다. 임기 3년의 절반만 채운 상태다.

그는 이날 이사회에 출석해 해임안에 대해 의견 진술을 했지만 해임을 막지는 못했다.

KBS이사회 이길영 이사장은 전화인터뷰를 요청하자 최양수 이사에게 답변을 일임했다. 최양수 이사는 표결의 의미를 묻는 말에 "의미 같은 것은 없다. 표결을 진행한 것일뿐"이라며 "이사회는 법이 정한 절차에 따라 (신임 사장 선임) 후속절차에 전념할 것"이라고 밝혔다.

구호 외치는 KBS 노조
구호 외치는 KBS 노조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KBS 이사회가 열린 5일 서울 여의도 KBS방송국에서 노조원들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최 이사는 "지금 어떤 얘기를 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 "지금은 KBS 정상화에 전력을 다하는 것이 도리 아니겠냐"고 덧붙였다.

KBS이사회는 수일 내 박근혜 대통령에게 길 사장 해임을 제청하게 되며 박 대통령이 이를 받아들이면 이후 공모를 통해 신임 사장을 뽑는 절차에 들어간다.

KBS이사회는 여당 추천 이사 7명, 야당 추천 이사 4명 등 총 11명으로 구성되며, 지난달 28일 열린 정기이사회에서 해임안에 대한 표결을 한차례 유보한 바 있다.

야당 측 이사들은 지난달 26일 ▲ 보도통제 의혹 확산에 따른 공사의 공공성과 공신력 훼손 ▲ 공사 사장으로서 직무 수행능력 상실 ▲부실한 재난보도와 공공서비스 축소에 대한 책임 ▲ 공사 경영실패와 재원위기 가속화에 대한 책임 등의 사유로 길 사장에 대한 해임제청안을 이사회에 제출했다.

지난달 3일 세월호 침몰사고와 관련된 KBS 김시곤 당시 보도국장의 부적절한 발언 논란에서 촉발된 이번 사태는 청와대와 길 사장의 보도·인사 개입 의혹으로 번지면서 일파만파 확대됐다.

KBS기자협회의 제작거부와 KBS 양대 노조의 파업으로 이어지면서 뉴스를 중심으로 보도기능이 마비됐고, 6·4전국동시지방선거방송마저 파행 운영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KBS가 방송사로서의 기능을 못하게 되는 상황이 우려됐다.

분야를 막론하고 간부들의 보직 사퇴가 이어졌고 길 사장이 프로그램 제작에도 부적절하게 외압을 가했다는 폭로전이 벌어졌다. KBS기자협회는 방송 자유를 침해했다며 지난 3일 길환영 사장과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을 방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하기도 했다.

길환영 사장 사퇴 요구하는 KBS 노조
길환영 사장 사퇴 요구하는 KBS 노조

(서울=연합뉴스) 최재구 기자 = KBS 이사회가 열린 5일 서울 여의도 KBS방송국에서 노조원들이 길환영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집회를 벌이고 있다.

길 사장은 잇달아 터져나오는 외압설과 관련해 시종일관 "사실무근"이라고 부인했고 노조의 파업에 대해 "명백한 불법 파업"이라며 사규에 따라 처리하겠다면서 사퇴의 뜻이 없음을 누차 확인했다.

지난달 29일 9시간 격론 끝에 표결을 유보했던 KBS이사회는 이날 2시간여 논의 끝에 11명 전원이 표결해 참여했다. 다만 여당 측 이사 중 한명이 표결 직후 사임을 표명하며 이사회장을 퇴장했다.

이길영 이사장을 중심으로 한 여당 측 이사들로서는 무엇보다 보도기능이 마비되면서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공영방송 KBS의 위상이 크게 흔들릴 위험성에 마음이 움직였고 지방선거방송 파행도 큰 부담이 된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로 사태를 그대로 방치할 경우 이미 수백억 원을 들인 월드컵 중계방송마저 차질을 빚을 위기에 처해 있었다.

해임안이 통과되면서 KBS는 사태 발생 35일 만에 정상화될 전망이다. 지난달 29일 파업에 돌입했던 KBS 양대 노조는 해임안이 통과되자 일제히 환영하며 나란히 6일 오전 5시를 기해 업무에 복귀하겠다고 밝혔다.

다만 양 노조는 업무 복귀를 "파업 잠정 중단"이라고 규정하고 향후 대통령의 해임 승인 절차와 KBS 제도 개선 문제 등을 지켜보겠다는 입장이다. 앞으로 신임사장 선임 절차에서 이른바 '낙하산 사장' 논란 등이 재현되면 KBS가 또다시 혼란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

새노조는 성명을 통해 이날을 '방송 독립의 날'로 선언하면서 "이번 해임은 그 어떤 사장이라도 보도나 프로그램에 부당하게 개입할 경우 사장직에서 해임될 수 있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힌 것이라는 점에서 공영방송 KBS의 역사에서 큰 획을 긋는 중요한 결정이었다고 높이 평가한다"고 의미를 뒀다.

그러면서도 "이번 사태는 여야 정치권에 의해 임명된 7 대 4의 이사회 구도에서 과반의 지지로 선임된 사장이 얼마나 정권과 정치권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지를 잘 보여주었다"며 "그동안 논의돼 온 특별다수제를 비롯해 정파적 이해관계를 뛰어 넘는 독립적인 사장을 선임하기 위한 제도를 쟁취하기 위해 사내외 모든 세력의 지혜를 모아나가고 그 결과를 정치권에 당당히 요구할 것"이라고 밝혔다.

pretty@yna.co.kr

aira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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