담배 사재기 합동단속…양심불량 편의점 다수 적발

(대전=연합뉴스) 양영석 기자 = "재고 물량이 없어서 더는 팔지 못한다던 담배가 창고에는 수북이 쌓여 있네요."

담뱃값 인상을 하루 앞둔 31일 대전 서구 둔산동 일대의 한 편의점. 평소 같으면 빼곡히 차 있을 담배 판매·진열대가 텅 비어 있다.

담배 사재기를 단속하기 위해 편의점을 찾은 대전시와 구청 합동 단속반을 향해 아르바이트 직원은 "손님들이 너무 많이 사가서 담배가 다 팔렸다"며 "진열대에 없는 담배는 더 이상 판매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진열대에 올라온 물건이 전부냐'고 재차 물었더니 '그렇다'는 답변이 돌아왔다.

잠시 뒤 단속반이 편의점 창고 확인을 요구했고, 아르바이트 직원은 점주와 전화통화 끝에 마지못해 창고 문을 열어줬다.

그러나 창고 안에는 아르바이트 직원의 말과 달리 담배 56보루가 쌓여 있었다.

인기가 많아서 진열대에 한 종류도 찾아볼 수 없는 제품들이었다.

그제야 아르바이트 직원은 "아침에 교대해서 물건이 들어와 있었는지 몰랐다"라고 해명했다.

단속반이 편의점 점주와 전화통화를 해서 담배를 다시 판매하도록 조치했다.

500여m 떨어진 또 다른 편의점 상황도 비슷했다. 출입문에는 '1인 1갑 판매'라는 안내판이 붙어 있었지만 진열된 담배가 없어서 사는 사람은 드물었다.

담배 판매대는 대부분 텅 비어 있었다.

이곳 역시 담배가 모두 팔려서 판매대에 있는 물건이 전부라고 했다.

하지만 이번에도 재고품을 확인했더니 담배 143보루를 담아 놓은 박스 3개가 발견됐다.

발견된 담배는 젊은이들이 선호하는 수입담배가 대부분이었다

단속반은 "특정 제품이 집중된 것으로 봐서는 의도적으로 모은 것 같다"며 "이 제품들은 젊은 사람들이 선호하는 제품들"이라고 말했다.

술집 등의 유흥업소가 밀집된 둔산동 일대를 즐겨 찾는 젊은 층이 선호하는 제품을 의도적으로 모아놓은 의혹을 사기에 충분했다.

단속반은 "이 제품을 몇 시간 뒤 2천원 인상된 가격으로 판매하면 단순 수치상으로만 봐도 286만원 추가 이익을 얻을 수 있다"고 말했다.

왜 담배를 판매하지 않느냐는 말에 아르바이트 직원은 "담배가 여기 있는지 몰랐다"고 말했다.

이 편의점 점주는 단속반을 직접 찾아와 "내가 개인 돈을 주고 친척들에게 주려고 2보루씩 사모은 것"이라며 영수증까지 제시했다.

정작 시민에게는 '1인 1갑 판매'라는 안내판을 붙이고 제한적으로 판매하면서 자신은 하루에 2보루씩 사모은 것이다.

이날 합동단속에 나선 둔산동 일대는 편의점 등에서 담배를 판매하지 않는데 화가 난 시민이 하루에도 몇 차례씩 행정기관으로 신고전화를 하는 곳이다.

단속반은 이날 조사한 내용을 지식경제부를 비롯해 합동단속반에 포함된 경찰과 국세청 등에 보고할 계획이다.

이들 사례를 담배 사재기로 결론 내리면 해당 업주에게 2년 이하의 징역이나 5천만원 이하의 벌금을 물리게 된다.

youngs@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