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주시 장단면, 콩 재배 최적 조건 갖춰…1997년부터 축제
'인삼 하면 고려인삼' 고려인삼 맥 잇는 대한민국 대표인삼

(파주=연합뉴스) 노승혁 기자 = 경기도 파주시 장단지역은 예부터 흰콩, 흰 인삼, 흰쌀이 맛있기로 명성이 높았다.

장단콩은 파주시 장단면의 지명을 따 이름이 붙여졌다. 고려 시대부터 임금에게 진상됐던 '장단 삼백' 중 하나다.

◇ 콩하면 파주 장단 콩…재배 최적 조건 갖춰

콩은 한국 음식에서 쌀만큼 중요한 농산물이다.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데 원산지는 한반도와 만주다. 콩의 고향인 만주와 한반도에서는 7천600종이 넘는 재래 품종이 재배됐다.

금강 대립, 충북 백, 단천담록, 장단백목, 광교 등이 국내 대표적인 콩 품종으로 꼽힌다.

이중 장단콩으로도 불리는 장단백목은 국내 콩 품종 중 가장 유명하다.

장흥중 파주시농업기술센터 기술지원과장은 "장단콩의 품질이 다른 지역에 비해 좋은 이유는 장단지역의 일교차가 크고 물 빠짐이 좋은 굵은 모래 토양"이라며 "여기에 석회 성분을 990㎡당 300㎏ 분량으로 충분히 공급해 지력을 끌어올려 콩의 육질을 단단하게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농약이나 기타 화학비료는 절대 사용하지 않고 자체 개발한 액비나 축분퇴비만으로 콩을 재배한다"며 "다른 지역 콩보다 3배 이상 비싼 값에 판매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농촌진흥청 농업생명공학연구원이 2007년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농업유전자원센터에서 보존 중인 콩 유전자원 중 국내에서 재배된 품종은 1만564종이었다.

이 중 72%가 국내 재래종으로 7천600종에 이른다. 재래콩 수집은 1906년 일제 통감부가 한국 농업기술의 시험 및 조사를 위해 설치한 권업모범장에서 시작됐다.

장단백목은 1973년 국내 최초로 교잡육종법에 의해 육성된 광교의 보급이 이뤄지기까지 국내에서 최초이자 가장 많이 장려된 콩 품종이었다.

광교 외에 두부용인 '대원콩'·'태광콩', '황금콩', '대풍', 두부와 장류, 콩밥을 지을 때 쓰는 '청자콩 3호'(2007년 농림부장관상 수상) 등에도 장단백목의 유전자가 들어가 있다.

재래종 중 가장 많은 59품종의 후손을 남기면서 국내 콩의 명문가로 봐도 손색이 없다.

오랜 기간 명성을 떨쳤던 장단콩이 유명무실해진 것은 한국전쟁 이후 38선이 생기면서부터다.

당시 경기도 장단군이 남북으로 쪼개진 데다 대부분 비무장지대로 편입되면서 장단콩 재배지역이 급격히 줄었다.

1970년대 정부가 민통선 지역에 마을을 조성하고 민간이 들어가 농사를 지을 수 있는 '통일촌 사업'을 벌이면서 그나마 장단콩이 더 이상 위축되지 않는 계기가 마련됐다.

파주시는 지역경제 활성화 정책의 하나로 1997년부터 매년 임진각 광장에서 장단콩 축제를 열고 있다.

올해 축제는 오는 11월 개최될 예정이다. 축제 기간에 판매되는 장단콩은 165t으로 지난해 파주 전체 생산량의 10%를 차지한다.

장단콩 축제는 1990년대 신토불이 바람과 함께 성공을 거뒀다. 이로 인해 장단콩 재배면적도 크게 늘어 현재 파주 전체 콩 재배 농가는 756농가에 이른다.

지난해 1천130ha의 면적에서 1천650t의 콩을 생산했으며 올해도 이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장단콩은 다른 지역 콩보다 알이 굵고 윤기가 난다. 이는 식물성 에스트로겐(phytoestrogen)으로도 불리는 이소플라본(isoflavon)의 영향이 크다.

이소플라본은 콩단백질 중 하나로 우울증, 골다공증 등 여성호르몬이 부족해 나타날 수 있는 갱년기 증세를 완화시켜 준다.

에스트로겐과 구조가 비슷하고 부작용이 없어 미국 식품의약국(FDA)에서는 이소플라본을 하루에 25㎎ 이상 섭취할 것을 권장하고 있다.

장단콩의 이소플라본 함유량은 다른 콩에 비해 약 5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 고려인삼 맥 잇는 대한민국 대표인삼

무더위가 한창이다. 몸보신이 필요할 때다. 개중에선 보약의 대명사 '인삼'이 첫손가락에 꼽힌다.

인삼 하면 '고려인삼'이다. 한국의 고유특산물로 해외수출 역사만 1천50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가는 대표명품이다.

외국인에게 인삼은 김치, 태권도와 함께 한국을 연상하는 3대 이미지다. 고려인삼은 흔히 '개성인삼'으로 불린다.

개성상단의 주력품으로 원산지는 개성 근처 '장단'이다. 물론 대부분은 북한에 위치해 있다.

한국에선 장단면 일대가 유일한 개성인삼 본원지다. 파주시는 이를 기념해 2005년을 '파주개성인삼 원년의 해'로 정하고 매해 10월 인삼축제를 열어오고 있다.

파주개성인삼이 고려(개성)인삼의 적자인 건 여러 문헌에서 증명된다. 고려시대 최대 무역항이었던 예성강 하구 벽란도에서 중국·아라비아와 교역할 때 최고의 특산품이 바로 인삼이었다.

이때 고려인삼으로 팔려나간 인삼의 대부분이 파주 장단지역에서 생산됐다.

조선시대 발간된 구포건삼도록(九包乾蔘都錄·1888년)에 개성의 증삼포에서 장단지역 인삼을 백삼, 홍삼으로 가공해 국내 약재로 사용했다는 기록이 있다.

또 1908년 인삼의 규모와 소재지가 자세히 수록된 한국삼정요람(韓國蔘政要覽)에도 장단이 개성인삼의 본원지라고 소개하고 있다.

파주개성인삼은 청정지역에서 재배한 최고 효능의 '6년근'만을 생산한다.

주변 토양은 유기물 함량이 높은 모래참흙으로 토질이 아주 비옥하다. 게다가 기온은 서늘하고 일교차가 커 국내에선 유일하게 6년근 재배를 위한 최적의 환경을 갖춘 것으로 평가받는다.

화학농약 대신 친환경 미생물제제를 사용하는 등 친환경농법을 통해 품질과 효능도 철저히 관리한다.

가공품은 주로 홍삼으로 만들어진다. 홍삼은 백삼보다 항암 등 약리적 효과를 지닌 사포닌 함량이 높다.

뇌두가 크고 뿌리가 단단한 것을 비롯해 맛과 성분, 조직 등에서 탁월한 우월성을 자랑한다.

지난해 파주에서는 208ha의 면적에서 243개 농가가 300t의 인삼을 생산했으며 올해도 이 수준을 유지할 방침이다.

올해 파주개성인삼축제는 '파주인삼이 개성인삼입니다'라는 주제로 오는 10월 20∼21일 임진각광장과 평화누리 일원에서 열린다.

즐거운삼, 맛있는삼, 함께인삼, 통일인삼 등 4개의 주제에 맞춰 파주개성인삼 판매장, 다양한 인삼 음식거리, 인삼체험마당 등으로 운영될 계획이다.

ns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