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시티=연합뉴스) 국기헌 특파원 = 콜롬비아 최후 주요 반군인 민족해방군(ELN)이 평화협상 재개를 위해 인질들을 석방한다고 엘 누에보 에랄드 등 현지언론이 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콜롬비아 새 정부가 평화협상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지만, 협상 재개를 위해 먼저 양보 제스처를 취한 것이다.

ELN이 석방할 인질은 군인, 경찰, 민간인 등 9명이다. ELN이 약 한 달 전에 서부 초코 지역과 베네수엘라 국경 지대에서 벌인 이른바 '영토 통제 작전' 도중 납치한 이들이다.

ELN은 쿠바 수도 아바나에서 성명을 내 "이반 두케 정권이 '국제 참관인들이 작전 과정을 감시할 수 있도록 허용해달라'는 우리의 요구를 충족하지 못했지만 납치 사건의 폭력적인 결말을 피하고자 인질들을 석방하겠다"고 밝혔다.

ELN은 작년부터 아바나에서 후안 마누엘 산토스 전 대통령이 이끄는 전 정부와 평화협상을 해왔다. 그러나 반군과의 관대한 평화협정에 강경하게 반대 입장을 피력해온 두케 대통령이 지난달 7일 취임한 이후 협상이 아예 중단된 상태다.

두케 대통령은 취임식에서 ELN과의 평화협상을 재고하는 한편 ELN이 먼저 무장해제와 함께 공격을 멈출 경우에만 협상을 진행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무조건적인 인질 석방을 요구하기도 했다.

ELN은 옛 최대 반군 콜롬비아무장혁명군(FARC)이 2016년 11월 정부와 평화협정을 체결한 뒤 정당으로 거듭나자 최후 주요 반군이 됐다.

FARC는 정당세력으로 거듭났으며, 7천 명의 대원들은 무장을 해제하고 사회로 복귀했다. 그러나 평화협정에 반대하는 1천 명이 넘는 옛 FARC 대원은 국경 지역의 산간 오지에서 반정부 무장 투쟁을 이어가고 있다.

베네수엘라 접경지대인 콜롬비아 동북부 지역을 거점으로 삼는 ELN은 쿠바 사회주의 혁명에 자극받은 급진 가톨릭 신도를 중심으로 결성돼 현재 1천500∼2천 명의 조직원이 남은 것으로 추정된다.

콜롬비아에서는 1958년부터 정부군·우익 민병대와 좌익 반군 게릴라 간에 계속된 내전으로 22만 명의 사망자와 700만 명의 피란민이 발생한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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