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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근의 병영톡톡] 주한미군 신속기동군화·유엔사 독자화 뚜렷

송고시간2018-10-07 0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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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환배치 부대 쓰던 장비 반출입…유엔사 핵심보직에 미군 배제

주한미군 전차 사격
주한미군 전차 사격

(포천=연합뉴스) 임병식 기자 = 26일 경기도 포천시 승진과학화훈련장에서 열린 2017년 통합화력 격멸훈련에서 주한미군 M1 전차가 사격하고 있다. 2017.4.26

(서울=연합뉴스) 김귀근 기자 = 주한미군 운용 방식에 변화가 감지된다. 유엔군사령부는 미군 색채를 벗고 독자화를 모색하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다.

주한미군과 유엔군사령부는 한반도 안정을 유지하는 데 핵심축 역할을 하고 있다. 이들의 변화는 6·25전쟁 종전선언과 평화협정 체결 등 한반도의 항구적인 평화체제 수립 이후 역할 변화에 적극적으로 대처하겠다는 움직임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 미군 순환배치 부대, 장비 가져왔다가 반출

미국은 2004년 미 2사단 소속 2여단의 이라크 차출 이후 미국 본토에 있는 미군부대를 한반도에 순환 배치하기 시작했다. 배치 기간은 3개월에서 6개월로, 최근에는 9개월로 늘어났다. 주한미군의 이라크 차출 이후 한반도 안보 공백 우려감이 제기되자 미국은 2005년 6월 F-117 스텔스 전폭기 15대를 군산 미 공군기지에 순환 배치해 '한미동맹'이 탄탄하다는 것을 과시했다.

이후 F-16 전투기와 기갑부대 등이 미군의 계획에 따라 한반도에 순환 배치되고 있다. 대부분 미국 본토에 있는 부대들이다. 통상 12대가량이 순환 배치되는 F-16 전투기는 KC-135 스트레이토탱커 공중급유기의 급유를 받아 군산 공군기지에 전개해 임무를 수행하다가 복귀한다.

기갑부대의 경우 병력만 전개해왔다. 미국 본토에 있는 기갑부대 병력이 항공기를 이용해 오산 공군기지로 수송되어 2사단 기갑부대에서 활동한다. 새 병력은 미 2사단 기갑부대의 핵심장비인 M1 에이브럼스 탱크와 M2 브래들리 장갑차를 가지고 순환배치 기간 임무를 수행해왔다.

미국 텍사스주 포트블리스에 있는 미군 제1기갑사단 예하 부대들이 주로 순환 배치됐다. 오는 8일에는 1기갑사단 예하 제3기갑여단이 부산항에 도착한다.

이 부대는 자신들이 쓰던 최신 탱크와 장갑차를 가져온다. 처음 있는 일이다. 앞으로 9개월간의 임무가 끝나면 이들 장비를 다시 미국 본토로 반출하게 된다. 쓰던 장비를 가져오면 다루기 익숙해서 생소한 지역에서도 임무를 수행하는데 편리한 장점이 있다. 더구나 현재 주한미군에 배치된 기갑 장비보다 성능이 우수하거나 최신형이면 임무 능력은 배가된다.

군 관계자들은 '신속기동군화'를 추구하는 주한미군의 전략 일환이라고 해석한다. 병력과 장비가 한몸이 되어 움직이기 때문이다. 미 8군사령부는 최근 부대를 방문한 한국군 장성들에게 이번 3기갑여단의 순환배치 방식에 큰 의미를 부여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8군사령부를 방문했던 한국군의 한 장성은 7일 "주한미군은 앞으로 신속기동군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숨기지 않았다"면서 "한반도 순환배치 부대가 장비를 병력과 함께 반입하고 임무 수행 후 반출하는 방식에 대해 큰 변화라는 점을 강조하면서 설명했다"고 전했다.

군 일각에서는 주한미군이 유사시 해외로 차출되어 임무를 수행하는 신속기동군화 전략에 따라 가족을 동반하는 프로그램도 폐지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한다.

한 군사 전문가는 "주한미군의 가족이 보통 한국에서 3년간 거주하는 프로그램에 상당한 비용이 소요된다"면서 "동맹국의 주둔비용 분담 확대와 주한미군 운용비를 따지는 트럼프 행정부가 이 프로그램을 폐지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주한미군 F-16 전투기
주한미군 F-16 전투기

[연합뉴스 자료사진]

◇ 유엔사, 미군색채 벗고 독자화 모색

주한미군 변화 움직임과 함께 유엔군사령부에서 최근 벌어지고 있는 일들도 관심이다.

유엔사는 지난 6월 말 유엔사 부사령관에 웨인 에어 캐나다 육군 중장을 임명했다. 그간 유엔사 부사령관은 주한미군 부사령관 겸 미 7공군사령관이 자동으로 맡아왔다. 1950년 유엔사 창설 이후 유엔사 부사령관에 타국 장성이 임명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유엔사는 사령부 참모장에 미군 소장을 임명했으나 주한미군사령부 직위를 겸하지 않도록 했다. 그간 주한미군사령부 소장급 참모가 유엔사 참모장을 겸임해왔다.

경례하는 웨인 에어 신임 유엔사 부사령관
경례하는 웨인 에어 신임 유엔사 부사령관

(평택=연합뉴스) 홍기원 기자 = 웨인 에어 신임 유엔군 사령부 부사령관(오른쪽)이 30일 오후 경기도 평택시 캠프 험프리스에서 열린 '유엔군 사령부 부사령관 이ㆍ취임행사'에서 빈센트 브룩스 사령관에게 경례하고 있다. 2018.7.30

여기에다 유엔사의 핵심보직에 제3국 장교를 추가로 임명할 계획이다.

유엔사와 우리 군 관게자들은 이런 변화를 유엔사가 한미연합사령부와 주한미군으로부터 독립적으로 운용하겠다는 의지를 분명하게 드러낸 것으로 해석했다.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은 "유엔사 독립성 보장을 위해 군사정전위원회 간부도 유엔사의 보직만 맡도록 할 것"이라고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

유엔사가 그간 '유엔사=미군'이란 등식을 깨고 독자화를 추구하겠다는 것은 종전선언과 이에 따른 평화협정 체결 등 변화될 한반도 평화체제 구도에 대처하겠다는 취지라고 군 관계자들은 해석했다.

남북한과 미국이 6·25전쟁 종전을 선언하고, 평화협정을 체결하면 유엔사의 존립 근거는 사라진다. 유엔사의 임무가 1953년 7월 27일 체결된 정전협정의 유지 관리를 기본 업무로 하고 있어서다.

우리 정부와 국방부는 정전협정이 평화협정으로 대체돼도 유엔사의 지위에는 변함이 없다고 설명하고 있으나 유엔사의 지위는 장담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일각에서는 유엔사가 평화협정 체결 이후 '다국적 연합기구'로의 역할 변화를 위해 미군 색채를 벗어나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내놓는다.

이와 관련, 버웰 벨 전 주한미사령관은 2006년 3월 미 상원 군사위 국방예산 심의 청문회에 출석해 6·25전쟁 참전국의 유엔사령부 요원 증대와 역할 확대를 통해 유엔사령부를 실질적이고 항구적인 '다국적 연합군 기구'로 발전시켜 나가겠다고 밝힌 바 있다.

유엔사의 한 관계자는 "유엔사가 역할 변화를 모색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는 것은 맞다"면서 "앞으로 미국을 제외한 6·25 참전국의 장성과 장교들이 유엔사 보직을 맡는 방침이 확대될 것 같다"고 말했다.

군 관계자는 "지난 8월 유엔군사령부가 남북의 북측 구간 철도 현지공동조사를 무산시킨 것도 비록 촉박하게 요청해서 물리적으로 어려웠던 측면도 있으나 남북관계 및 한반도 안보 문제에서 존재감을 찾겠다는 의도도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리용호 북한 외무상은 지난달 29일(현지시간) 미국 뉴욕 유엔본부에서 제73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을 통해 "남조선 주둔 유엔군사령부가 북남 사이의 판문점 선언의 이행까지 가로막는 심상찮은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면서 "유엔의 통제 밖에서 미국의 지휘에 복종하는 연합군 사령부에 불과하지만, 아직도 신성한 유엔의 명칭을 도용하고 있는 것이 문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threek@yna.co.kr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빈센트 브룩스 유엔군사령관

(서울 사진공동취재단=연합뉴스) 빈센트 브룩스 신임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이 30일 서울 용산기지 나이트필드에서 열린 한미연합사령관 겸 주한미군사령관 이취임식에서 유엔사 지휘권을 이양받고 있다. 2016.4.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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