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질, 1950년 '마라카낭 쇼크' 이후 노란색으로 유니폼 교체

(서울=연합뉴스) 이영호 기자 = 브라질 축구대표팀을 상징하는 '노란색 상의-파란색 하의' 유니폼을 처음 디자인한 브라질 출신 저술가이자 일러스트레이터 아우지르 가르시아 슐레가 피부암 투병 끝에 만 83세를 일기로 사망했다.

스포츠 전문매체 ESPN은 17일(한국시간) "브라질 대표팀의 노란색 유니폼을 디자인한 슐레가 6년 동안 이어진 피부암 투병 끝에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1934년 11월 브라질 포르투알레그리에서 태어난 슐레는 저술가, 기자, 번역가, 일러스트레이터 등으로 활동하다 1953년 브라질 신문사인 '코헤이우 다 마냥'이 주최한 브라질 대표팀 유니폼 공모전에서 노란색 셔츠와 파란색 바지로 구성한 유니폼 도안을 제출해 당선됐다.

흰색 상·하의로 구성된 유니폼을 입었던 브라질 대표팀은 1950년 브라질에서 열린 제4회 월드컵에서 '마라카낭의 비극'을 겪으면서 유니폼 디자인 교체에 나섰다.

당시 브라질은 결선 라운드에서 우루과이, 스웨덴, 스페인과 겨뤘는데 우루과이와의 최종전을 앞두고 2승으로 1위를 달리고 있었다. 우루과이전에서 비기기만 해도 우승을 차지할 수 있는 상황이었다.

브라질은 1950년 7월 16일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의 마라카낭 스타디움에서 치러진 우루과이와의 결선 라운드 최종전에서 후반 2분 선제골을 넣고 우승에 한 발짝 다가섰지만 후반에 내리 2골을 실점하며 1-2로 패했다.

브라질이 충격의 역전패를 당하자 실망한 일부 관중은 자살을 선택하기도 했다. 결국 당시 패배는 '마라카낭의 비극'으로 남았다.

더불어 대표팀의 흰색 유니폼이 국가의 정체성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여론이 들끓자 1953년 '코헤이우 다 마냥' 신문사가 브라질 국기의 4가지 색깔(노란색·파란색·흰색·녹색)을 활용한 새로운 유니폼 디자인을 공모했다.

슐레는 4가지 색깔을 사용해 100여 가지 디자인의 유니폼을 구상했고, 마침내 노란색 상의에 파란색 바지로 된 유니폼 디자인을 제출해 당선됐다.

슐레가 디자인한 노란색 유니폼은 1954년 칠레와의 평가전에 첫선을 보였고, 브라질 대표팀은 노란색 유니폼을 입고 1954년 스위스 월드컵에 출전해 8강까지 진출했다.

브라질 축구협회는 1954년 월드컵에서 우승에 실패하자 또다시 유니폼 디자인을 교체하려고 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은 결국 1958년 스웨덴 월드컵에서 역대 첫 우승의 기쁨을 맛봤다.

영국 공영방송 BBC는 "슐레는 우루과이 국경 인근 마을에서 태어나 평생 우루과이 대표팀 팬으로 살아왔다"라며 "공교롭게도 영국 런던에서 브라질과 우루과이가 친선전을 펼친 날 세상을 떠났다"라고 전했다.

한국시간으로 17일 영국 런던의 에미리츠 스타디움에서 열린 브라질과 우루과이 평가전에서는 킥오프에 앞서 사망한 슐레의 추모 행사가 펼쳐졌다.

horn90@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