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업체도 안심 못 한다…당국, 검찰에 피플펀드 수사 의뢰
투자금으로 주식·가상화폐에 투자하고 '대출 돌려막기'도 횡행

(서울=연합뉴스) 박의래 김경윤 기자 = P2P금융 투자자 A씨는 올 상반기 골드바(금괴)를 담보로 한 폴라리스펀딩의 P2P금융 상품에 투자했다가 사기를 당했다.

이 업체가 1㎏짜리 골드바 123개를 담보로 받아 보관 중이라며 골드바 금고 사진과 함께 한국금거래소의 보증서를 게시한 것을 보고 믿음을 가졌지만, 골드바와 보증서 모두 가짜였다.

업계 2위로 꼽히는 피플펀드는 주력상품이던 구조화 상품에 문제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여러 원리금수취권을 모은 구조화 상품을 만들면서 동일한 기초자산을 여러 상품의 이중담보로 삼은 사실이 드러나 당국이 검찰에 수사를 의뢰한 상태다.

19일 금융감독원이 공개한 P2P대출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사기 또는 횡령 혐의가 있는 P2P 업체가 무더기로 적발됐다.

금감원은 올해 3월부터 9월까지 P2P 연계대부업자 178곳을 전수조사했고, 이 가운데 20곳은 사기 또는 횡령 혐의가 있다고 보고 검찰·경찰에 수사 의뢰했다.

당국은 지금까지 유용된 투자자 자금은 1천억원이 넘으며, 투자자 수도 수만명에 이를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에서 손꼽는 대형사도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인 것으로 확인됐다.

금융당국은 업계 1위인 테라펀딩과 2위인 피플펀드를 모두 주시하고 있다.

이성재 금감원 여신금융검사국장은 "대형업체라도 부동산 경기가 좋지 않으면 장담할 수 없다"며 "1위 업체(테라펀딩)도 부동산인데 점검이 필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피플펀드는 '트렌치'로 대표되는 구조화 상품과 관련해 문제점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위험률과 만기 등에 따라 원리금 수취권 여러 개를 모은 구조화 상품을 만들면서 동일 기초자산을 이중담보로 삼은 경우가 있었다는 것이다.

이 국장은 "피플펀드의 트렌치는 위험성이 있다는 것을 알고 하라는 것"이라며 "이중으로 된 부분이 있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해 피플펀드는 이중담보가 개인신용대출 등의 만기 상환 과정에서 일시적으로 발생한 문제라고 설명했다.

김대윤 피플펀드 대표는 "대출 롤오버(채무 상환 연장) 과정에서 투자금을 일주일 전에 모집하다보니 2∼3일 중복이 생겼다"며 "금감원 지적 후 9월부터 해당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해결했다"고 말했다.

테라펀딩의 누적대출액은 9월 말 기준 4천876억원, 피플펀드는 2천819억원에 달한다.

일부 업체에서는 투자금을 받아 차주에게 전달하는 대신 임의로 주식이나 가상화폐에 투자한 경우가 적발됐다.

한 건의 장기 PF 사업을 단기로 쪼개 '대출 돌려막기'를 하다가 추가 투자금을 모집하지 못해 사업이 중단된 경우도 있었다.

구조화 상품을 내건 업체가 원리금수취권 신용도를 임의로 평가하거나 부실화된 부동산담보 채권을 안전자산으로 둔갑시킨 것으로 확인됐다.

대부업과는 달리 자기자본 활용을 할 수 없는 P2P금융업이지만, 연체 대출을 자기 자금으로 대납하거나 다른 사업자금으로 돌려막기 해 마치 연체가 없는 건전한 업체인 양 행세한 경우도 드러났다.

이외에도 투자금의 절반 이상을 동일한 차주에게 대출해, 차후에 해당 차주가 투자금을 유용하는 것을 알고도 통제하지 못하고 추가대출을 반복한 사례도 있었다.

업계는 대형업체도 줄줄이 연루됐다는 소식에 P2P금융업 전반의 신뢰도가 흔들릴까 우려하고 있다.

더불어 P2P금융업 관련 법제화가 시급하다고 촉구했다.

현재 P2P금융업은 관련법이 없어 대부업법과 가이드라인으로 규제하고 있다.

국회에는 민병두 정무위원장, 박광온, 김수민, 이진복, 박선숙 의원 등이 발의한 법안 5개가 계류 중이다.

디지털금융협의회 운영위원장을 맡은 김성준 렌딧 대표는 "P2P금융의 본질에 맞는 정책과 법제화 등이 이루어져 핀테크 산업의 핵심인 P2P금융이 더욱 발전할 수 있는 환경이 빠르게 만들어질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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