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피아 '카사모니카' 일가 소유 불법 저택 8채 철거 착수

(로마=연합뉴스) 현윤경 특파원 = 마피아 세력이 시정 곳곳에 침투한 것으로 드러나며 '마피아 수도'라는 오명을 쓴 이탈리아 로마시가 악명 높은 마피아 일가가 소유한 불법 건축물 철거에 착수했다.

로마 시는 20일(현지시간) 마피아 일가 '카사모니카'가 소유한 불법 저택 8채가 위치한 로마 남동부 일대를 급습, 철거 작업을 전격 개시했다.

경찰 약 600명이 동원된 이날 작전 현장에는 비르지니아 라지 로마 시장과 마테오 살비니 부총리 겸 내무장관도 모습을 드러냈다.

집권정당 '오성운동' 소속의 라지 시장은 "카사모니카 일가는 이 일대에 유사 국가를 수립해 시민들을 두려움에 떨게 했다"며 "로마 시가 30여 년간 이어진 이들의 불법 점유에 종지부를 찍으면서 범죄와 카사모니카 일당에게 강력한 경고의 메시지를 보낸 '역사적인 날'"이라고 자평했다.

로마에서 가장 세력이 강한 마피아 분파 중 하나로 여겨지는 카사모니카 일가는 환경보호 구역에 불법으로 호화 저택을 짓고 40여 명의 가족 구성원이 약 30년 동안 거주해 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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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찰은 주택에 살고 있던 카사모니카 일가를 내쫓은 뒤 불도저 등을 동원해 향후 약 1개월에 걸쳐 건물을 철거할 계획인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은 이날 저택을 급습한 뒤 도금된 동물 동상과 사기 조각 등으로 장식된 집안 내부를 공개, 카사모니카 일가의 호화로운 생활상을 짐작케 했다.

철거 작업을 지켜본 살비니 부총리 역시 "오늘 일은 로마를 위한 긍정적인 신호"라며 "법과 질서가 일부나마 복원됐다"고 말했다.

한편, 집시 출신으로 알려진 카사모니카 일가는 고리대금, 마약 밀매 등으로 악명이 높은 마피아 집단이다.

이들은 2015년 우두머리가 사망했을 당시에는 말이 끄는 호화 마차를 동원하고, 헬리콥터에서 꽃잎을 뿌리는가 하면 악단을 불러 마피아가 주인공으로 등장하는 영화 '대부'의 수록곡을 연주하게 하는 등 떠들썩한 장례식을 치러 눈총을 받기도 했다.

ykhyun14@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