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KBO(총재 정운찬)는 지난주 국가대표팀 운영방안에 대해 발표했다.

두 문장에 불과한 보도자료 내용은 KBO가 이사간담회를 개최해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고 기술위원회를 부활하기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는 이유와 기술위원회를 부활하는 배경에 대한 설명은 일절 없었다.

KBO는 12월 중에 기술위원회를 구성하고, 내년 1월에는 후임 국가대표팀 감독을 선임하겠다는 로드맵까지 세웠다.

정운찬 총재는 지난 10월 국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대표팀 '전임 감독'은 필요 없다고 분명하게 선을 그었다.

정 총재의 '소신'은 선동열 전 감독에게 비수로 꽂혔다.

프로야구 수장이 자신의 존재를 부정하니 선 감독이 더는 대표팀 사령탑에 머무를 수가 없었다.

선 감독은 지난달 14일 사퇴 기자회견장에서 배포한 입장문을 통해 "전임 감독에 대한 총재의 생각, 비로소 알게 됐다. (자신의) 사퇴가 총재의 소신에도 부합하리라 믿습니다"라고 쓰린 속내를 감추지 않았다.

선동열 감독은 총재의 말 한마디에 물러났는데 KBO는 아무런 설명도 없이 불과 13일 만에 후임 감독을 뽑겠다고 한다.

혹여 정운찬 총재는 '전임 감독이 불필요'한 것이 아니라 선동열 감독을 불신한 것일까. 또는 국감장에서 특정 야구인을 언급했듯이 내심 생각한 후임 감독이 있는 것일까.

이건 최소한의 도리가 아니다.

KBO는 후임 감독을 뽑기 전에 '전임 감독이 필요 없다'던 정운찬 총재의 소신이 왜 바뀌었는지 해명해야 한다.

KBO 관계자는 정운찬 총재가 10개 구단 사장들에게는 전임 감독제를 유지하는 이유를 설명했다고 한다.

그러나 정 총재는 정작 분노한 야구팬과 야구인들에게는 단 한마디의 해명이나 사과를 하지 않았다.

프로야구는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도 '병역 특혜' 논란에 휩싸여 엄청난 혼선을 겪었다.

논란의 불씨는 선동열 감독이 만들었지만 기름을 부은 이는 정운찬 총재다.

선동열 감독은 물러났지만, KBO 수장 자리를 지키는 정운찬 총재가 프로야구를 계속 이끌기 위해선 전임 감독제에 대한 소신과 국가대표팀 운영방안에 대해 공개적으로 밝혀야 한다.

침묵으로 넘길 일은 절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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