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사민정協, 노동계 요구 수용해 임단협 유예 삭제 수정안 의결
현대차 "수정안 받아들일 수 없어" 거부…광주시, 6일 투자협약 연기하고 재협상

(광주=연합뉴스) 김재선 장덕종 기자 = 임금을 줄이고 일자리를 늘리는 이른바 '광주형 일자리' 사업의 실현 여부가 또다시 안갯속으로 들어가게 됐다.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가 노동계가 반발하는 '임금·단체협약 유예조항'을 빼는 대신 3가지를 추가해 수정 의결했지만, 이 수정안을 현대자동차가 거부했다.

6일로 예정된 현대차와의 투자협약 조인식도 무산됐다.

하지만 광주시의 재협상 의지가 강하고 현대차도 협상의 여지를 남긴 상태여서 한 가닥 희망을 남겨놓고 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5일 광주시청 브리핑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날 열린 광주시 노사민정협의회 논의 결과를 발표했다.

이 부시장은 "최종 협약 안에서 노동계가 반발하는 '단체협약 유예조항'을 빼는 대신에 3가지 안을 추가해 현대차와 재협상을 벌이기로 했다"고 밝혔다.

이 부시장은 "노사민정협의회는 노사 상생 협정서, 적정 임금 관련 협정서, 광주시 지원 공동복지 프로그램 심의 결과 등에 전체적으로 동의했다"며 "다만 노사 상생 발전 협정서 제1조 2항을 수정하는 조건으로 의결했다"고 설명했다.

비공개로 열린 이날 협의회에서 윤종해 의장은 '광주 완성차 공장이 차량 35만대를 생산할 때까지 단체협약을 유예한다'는 협약안 내용에 강하게 반대했다.

'광주형 일자리' 협상 또다시 안갯속…현대차로 넘어간 공 / 연합뉴스 (Yonhapnews) 유튜브로 보기

이에 협의회는 임단협 유예조항을 빼는 대신에 노동계의 입장을 반영한 수정안을 현대차에 제시했다.

수정안은 '35만대 생산까지 임단협 유예조항'을 빼면서 노사가 사실상 임단협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을 골자로 한다.

임단협 유예조항을 제외하고는 적정 근로시간, 임금 등에서는 현대차와 입장이 같다.

임금 수준은 주 44시간에 3천500만원을 기준으로 신설법인에서 구체적인 임금 체계를 논의하기로 했다.

자동차 생산 규모는 연간 10만대다.

현대차는 시로부터 수정안을 전해 듣고는 곧바로 부정적인 입장을 나타냈다.

현대차는 입장문을 내고 "광주시가 노사민정협의회를 거쳐 제안한 내용은 투자 타당성 측면에서 받아들이기 어려운 안"이라고 말했다.

현대차는 "광주시가 '협상의 전권을 위임받았다'며 당사와 약속한 안이 노사민정협의회를 통해 수정·변경하는 등 혼선을 초래하고 수차례 입장이 번복되는 등 유감이다"고 밝혔다. 현대차는 하지만 "광주시가 향후 신뢰를 회복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해 투자 협의가 원만히 진행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며 재협상의 길을 열어 놓았다.

현대차와 광주시가 재협상의 끈을 놓지 않았지만 이미 발을 뺀 노동계를 다시 설득하고 협의회에 앉힐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윤종해 한국노총 광주본부 의장은 이날 노사민정협의회 뒤 "35만대 물량을 정하는 것은 임단협 5년간 유예조항으로 악용할 수 있는 만큼 이 조항을 빼지 않으면 더는 협상에 나서지 않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병훈 광주시 문화경제부시장은 "현대차가 수정안을 받아들이지 않는다고 해 당혹스럽지만 일단 6일 협상과 조인식을 연기하고 다시 협상을 벌일 계획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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