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의지, 총 125억원에 NC행 역대 2위…구단 심리적 마지노선은 연평균 20억원

(서울=연합뉴스) 천병혁 기자 = KBO리그 사상 신인 최고 계약금은 10억원이다.

2005년 5월 광주 동성고 3학년이던 한기주가 KIA 타이거즈와 계약하면서 받았다. 벌써 13년 전 일이다.

역대 신인 계약금 공동 2위는 임선동, 김진우, 유창식이 받은 7억원이다.

임선동은 무려 21년 전인 1997년 LG 트윈스에 입단했고 김진우는 2002년 KIA, 유창식은 2011년 한화 이글스 유니폼을 입었다.

하지만 내년 데뷔하는 신인선수들의 최고 계약금은 3억5천만원에 불과하다.

KIA 김기훈(광주 동성고), 두산 김대한(휘문고), 롯데 서준원(경남고), 삼성 원태인(경북고)이 나란히 3억5천만원을 받았고 나머지 신인들은 1차 지명이라도 2억원 이하다.

신인 계약금은 1994년 현대그룹이 프로야구 진출을 앞두고 창단한 실업팀 현대 피닉스가 프로팀들과 선수 영입 경쟁을 벌이면서 폭등했다.

이전에는 계약금이 1억원만 넘어도 특급선수로 평가됐으나, 프로구단과 피닉스의 스카우트 경쟁이 과열되면서 A급 선수들은 대부분 5억원대 몸값을 받았고 웬만한 선수들도 2억∼3억원씩 챙겼다.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치솟던 신인 몸값은 한기주에게서 정점을 찍었다.

이후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게 거액을 투자하는 것은 모험이라는 인식이 퍼지면서 거품이 꺼지기 시작했다.

역대 신인 중 5억원 이상을 받은 선수는 19명이다. 이 중 2010년 이후 입단 선수는 2011년 유창식, 2013년 윤형배(6억원·NC), 2018년 안우진(6억원·넥센) 3명뿐이다.

이처럼 신인선수 계약금은 폭락했는데 최근 천정부지로 치솟은 FA(자유계약선수) 몸값은 아직 내려올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올 FA시장에서 최대어로 꼽힌 양의지는 11일 NC 다이노스와 총 125억원에 4년 계약을 맺었다. 2017년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고향팀 롯데 자이언츠로 복귀한 이대호가 받은 4년간 150억원에 이어 역대 2위 기록이다.

KBO리그에서는 2016시즌을 마치고 삼성에서 KIA로 이적한 최형우가 최초로 100억원대를 열었고, 지난 시즌 뒤 메이저리그에서 돌아온 김현수는 LG 유니폼을 입으면서 115억원을 받았다.

올겨울에는 양의지에 앞서 최정이 원소속구단 SK 와이번스와 6년간 총 106억원에 재계약했다.

100억원대 FA가 5명이나 탄생했다.

국내 프로야구는 시장규모에 비해 선수들 몸값이 지나치게 비싸다는 지적이 끊임없이 나왔다.

하지만 각 팀이 스타 선수 기근에 시달리다 보니 FA 몸값이 오를 수밖에 없다.

KBO는 지난 9월 프로야구선수협회(이하 선수협)에 '4년간 80억원'이라는 FA 상한제를 제안했다.

이 제안은 선수협이 거부해 무산됐지만, 대다수 구단은 연평균 20억원을 심리적 마지노선으로 여기고 있다.

A구단 관계자는 "KBO가 제안한 '4년간 80억원'은 각 구단이 아무리 뛰어난 FA라도 연평균 20억원 이상을 지급하기는 부담이 크다는 공감대가 이루어진 결과"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구단 수입이 해마다 조금씩 늘긴 하지만 FA 몸값을 따라잡기에는 턱없이 모자라는 수준"이라며 "결국 특급 FA를 잡기 위해선 모기업에 손을 벌려야 하는데 기본적으로 200억원 안팎의 지원금을 받는 상황에서 추가로 수십억 원을 요청하기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설명했다.

B구단 관계자는 "내년에는 양의지와 최정 수준의 특급 FA가 아직 보이지 않는다"라며 "아마도 올해를 기점으로 FA 몸값이 다소 떨어질 가능성이 있다"고 내다봤다.

이미 천장을 찔렀다는 FA 몸값이 신인 계약금처럼 하락할지는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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