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보정치 1번지'로 불려, 정의·민중 후보 단일화해도 여당 민주당 변수

(창원=연합뉴스) 이정훈 기자 = 고(故) 노회찬 정의당 원내대표 별세로 지역구였던 경남 창원성산 국회의원 보궐선거가 내년 4월 3일 치러진다.

보궐선거 투표일 120일 전인 지난 4일부터 선거관리위원회가 예비후보 등록을 받기 시작했다.

2020년 4월 21대 총선을 불과 1년 앞둔 보궐선거다.

첫날에만 4명이 예비후보 등록을 했다.

권민호 전 더불어민주당 창원성산 지역위원장(전 거제시장), 강기윤 자유한국당 창원성산 당협위원회 위원장(전 국회의원), 여영국 정의당 경남도당 위원장(전 경남도의원), 손석형 민중당 창원시위원회 위원장(전 경남도의원)이다.

본 선거까지 100일 넘게 남았지만, 벌써 진보진영엔 후보 단일화 요구가 나오고 있다.

창원성산은 보수성향을 보였던 경남의 다른 국회의원 선거구와 달리 '진보정치 1번지'로 불린다.

반대로 보수 쪽에선 당선이 쉽지 않아 '험지'로 꼽힌다.

창원성산은 창원국가산업단지 기업체 직원들이 많고 유권자 나이분포도 비교적 젊은 편이다.

기계업종을 중심으로 대기업과 중견기업이 많아 노조 조직률도 상대적으로 높다.

2004년 17대 총선에서 창원성산과 별다른 인연이 없던 권영길 전 민주노동당 대표가 이곳에서 진보정당 최초의 지역구 국회의원으로 당선한 것과 무관하지 않아 보인다.

그는 2008년 18대 총선에서 연거푸 당선됐다.

노회찬 원내대표 역시, 지역구를 서울에서 창원성산으로 옮겨 3선에 성공하며 재기했다.

권영길 전 대표가 첫 금배지를 단 2004년 이후 보수가 승리한 적은 2012년 19대 총선밖에 없다.

당시 진보진영이 후보 단일화에 실패했기 때문이란 지적이 나왔다.

통합진보당, 진보신당에서 각각 후보를 내면서 새누리당 강기윤 후보가 승리했다.

당시 산술적으로 통합진보당, 진보신당 두 후보 표를 합치면 강 후보를 꺾을 수 있었다.

2016년 20대 총선 당시, 노회찬 전 대표 역시, 진보진영 단일화를 거쳐 본선에 올라 승리했다.

진보진영은 후보 단일화 실패로 2016년 20대 총선을 날려버린 아픈 기억이 여전히 생생하다.

이에 따라 내년 보궐선거 승패 역시 후보 단일화에 달려 있다고 보고 있다.

손석형 민중당 예비후보는 지난 5일 출마 기자회견 때 민주노총 조합원 총투표를 통한 진보진영 단일화를 제안했다.

여영국 정의당 예비후보는 "노회찬 전 원내대표의 빈자리를 채우려면 지푸라기 하나라도 보태야 한다"며 "힘을 합치는데 반대할 이유가 전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창원성산 보궐선거는 민주당이란 변수까지 생겨 진보 단일화 과정이 복잡해졌다.

이전 창원성산에서 민주당 계열 정당은 진보정당, 보수정당에 이은 제3당이었다.

진보진영에 밀려 총선 후보를 제대로 내지 못한 적도 있었다.

그러나 이제는 집권당이 됐고 6·13 지방선거를 계기로 창원성산 지역구 도의원 의석을 모두 차지하는 등 제1당으로 올라섰다.

창원성산에서 첫 민주당 소속 창원성산 지역구 국회의원 배출을 노릴 정도로 세력도 커졌다.

이 때문에 정의당과 민중당이 후보 단일화를 한 후, 민주당과 다시 후보 단일화를 할지, 민주당까지 합쳐 3당 후보 단일화를 할지 다양한 시나리오가 나온다.

보수진영은 진보진영 후보 단일화에 촉각을 세우면서도 매번 총선 때마다 40%가 넘었던 고정 지지층을 바탕으로 승리를 노린다.

강기윤 자유한국당 예비후보는 창원성산에서만 18∼20대 총선에 3연속 출마해 19대 총선 때 당선됐다.

seama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