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팬덤 형성에 용이…출연자 앞날까지 생각해야"

(서울=연합뉴스) 이도연 기자 = 오디션 프로그램 옆에 또 오디션 프로그램이다.

10년 전 가창력이 뛰어난 보석들을 발굴하기 시작된 오디션 프로그램은 어느새 아이돌 그룹 멤버 발굴을 위한 것으로 주된 흐름만 바뀌어 계속 생산되고 있다.

전통적인 오디션 프로그램인 '슈퍼스타K', 'K팝스타', 국민이 직접 뽑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효시인 '프로듀스' 시리즈, 춤을 평가하는 오디션 프로그램 '댄싱9', 논란이 되면서도 높은 화제성을 유지하는 힙합 오디션 프로그램 '쇼미더머니'와 '고등래퍼' 등이 그동안 시청자들을 찾았다.

과거에도 현재에도 오디션 프로그램이 넘쳐나지만 정작 차별화 요소는 찾을 수 없어 시청자들의 피로도는 높아진다.

현재 방송 중인 오디션 프로그램인 MBC TV '언더나인틴', SBS '더 팬', 'YG 보석함' 등도 이미 방송한 오디션 프로그램과 차별화에 실패하면서 저조한 화제성에 그친다.

MBC TV '언더나인틴'은 엠넷 '프로듀스' 시리즈 등 기존 아이돌 발굴 오디션 프로그램을 사실상 답습했다.

우선 여자 아이돌보다 더 강력한 팬덤이 형성되고 적극적인 소비능력을 갖춘 여성 팬들의 지지를 받을 수 있는 보이밴드를 데뷔시키고자 한다.

시청자 투표 방식으로 예비 아이돌의 생존과 탈락이 결정되는 방식, 교복과 비슷한 옷을 입고 퍼포먼스를 펼치는 출연자들 모습도 '프로듀스' 시리즈와 비슷하다.

다만 보컬 팀, 퍼포먼스 팀, 랩 팀으로 나뉘어 서로 경쟁한다는 점은 다르다.

화제성 면에서는 '프로듀스' 시리즈를 따라가지 못한다.

전도염, 이예찬, 지진석 등 일부 출연자가 주목을 받지만, 아직 '화력'이 미미하다.

시청률도 1%대다.

YG엔터테인먼트가 내놓은 'YG보석함'은 화제성 측면에서는 '언더나인틴'보다 나은 성적표를 받아들었다.

네이버 V앱과 JTBC2를 통해 매주 금요일 공개되는 'YG보석함'은 지난 6일 기준으로 3회 만에 2천795만뷰를 돌파했다.

그러나 'YG만의 신인 제작기'라는 점 빼고는 크게 다른 점이 없는 데다가 YG의 오디션 프로그램 제작도 처음이 아니다.

YG는 지난 1월 종영한 JTBC '믹스나인'을 제작했으나 우승팀을 데뷔시키지 않아 큰 비판을 받았다.

일부 팬은 "타사 연습생들의 데뷔는 무산시켜놓고 'YG보석함'을 내놓은 것은 성급하다"고 비판했다.

'언더나인틴'과 동시간대 방송되는 '더 팬'은 아이돌 가수 발굴에 목적을 두지 않는다.

과거 '판타스틱 듀오'와 'K팝스타'를 합쳐놓은 것 같은 느낌을 주지만 이 두 프로그램과 달리 심사위원은 없다. '더 팬'의 오디션은 스타들이 팬이 돼서 '뜰 것 같다'고 먼저 점 찍은 예비스타를 무대에 올리면 최종 우승자는 대중이 결정하는 방식이다.

그런데도 '더 팬'의 화제성은 오히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더 높다.

박용주, 비비, 임지민 등 출연자들의 실력이 출중하고 비교적 전통적인 형식이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보다 더 폭넓은 연령대 시청자의 눈과 귀를 붙든 것으로 분석된다.

시청률도 6%대로 순항한다.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손에 꼽을 정도인데도 끊임없이 시도되는 이유는 팬덤 형성이 용이하기 때문이다.

방송사 관계자는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방송사들이 원하는 10~20대 젊은 시청 층을 확보하기에 효과적이다. 특히 개별 멤버에 대한 팬덤이 형성되면 이 팬들을 주 시청자로 확보할 수 있다"며 "해외 팬덤에게 채널과 프로그램 인지도를 높일 기회가 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거대한 팬덤을 거느리게 된 '프로듀스' 시리즈와 같이 이미 크게 성공한 오디션 프로그램이 있어 '잘 되는 프로그램' 포맷을 그대로 따른다는 것도 또 다른 요인이다.

이 관계자는 "오디션 프로그램이 성공은 출연자 개개인의 매력을 얼마나 잘 보여주는지에 달렸다"며 "출연자들의 앞날까지 생각하고 프로그램 이후에도 이들이 잘 될 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강조했다.

dyle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