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연합뉴스) 현혜란 기자 = 북한이 최근 발간한 문학 월간지에 미국 출신 여성 작가 펄 벅(1892∼1973)을 소개해 눈길을 끈다.

조선작가동맹 기관지 '조선문학' 11월호에는 '동방의 근대역사에 관심을 둔 여류작가 펄 바크와 장편소설 ≪대지의 집≫'이라는 글이 실렸다.

펄 벅은 1931년 중국 농부 일가의 흥망성쇠를 다룬 소설 '대지'를 선보였고, 1938년 이 작품으로 미국 여성 작가 중 처음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았다.

잡지는 펄 벅의 소설이 "중국 사람들의 생활·세태 풍습을 깊이 파악하고, 인간의 기질적 특성을 예민하게 포착해 묘사했다"며 "작가의 창작적 개성을 여실히 잘 보여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도 "역사의 주체인 인민 대중의 지위와 역할을 무시하고 그들을 매우 천박하고 무기력한 존재로 그리는 계급적 제한성이 있다"라거나 "구성에 입체감이 없고 인물 성격에 통일성이 없다"는 식으로 혹평했다.

아울러 "20세기 초엽의 중국 현실을 사실적으로 묘사하고, 근로하는 인민의 세계를 진실하게 보여주고 있어서 일정하게 참고할 수 있는 작품이기는 하나 우리는 어디까지나 주체적 입장에서 이 작품을 보고 평가해야 한다"고 선을 그었다.

문학예술출판사가 매달 발간하는 '조선문학'은 주로 김씨 일가를 칭송하거나 북한 체제를 추켜세우는 시·소설 등 문학작품을 선보이는데 일부 세계 고전문학을 소개하기도 한다.

러시아의 대문호 레프 톨스토이와 중국의 대문호 루쉰(魯迅) 등 북한과 관계가 좋은 나라의 고전 외에도 프랑스 대문호 빅토르 위고의 장편소설 '레 미제라블', 영국 작가 토머스 하디의 장편소설 '테스' 등 자본주의사회를 비판한 고전을 다룬다.

지난해 12월호에는 미국 작가 어니스트 헤밍웨이(1899∼1961)와 그의 장편소설 '무기여, 잘 있거라'를 소개했다.

당시 잡지는 헤밍웨이가 "미국 자본주의 사회의 온갖 사회악을 빚어내는 개인주의적 인생과의 반동성을 적나라하게 비판해 현대 미국 비판적 사실주의 문학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다"고 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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