뮬러 특검 수사기록 제출…"트럼프 러시아 사업계획ㆍ러시아 선거개입 맞물려"
선대본부장 중대 접선 은폐…"트럼프가 '성관계 입막음돈' 지급 지시"

(서울=연합뉴스) 장재은 기자 = 러시아 내통설 수사가 속도를 내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과 러시아 정치 브로커의 또 다른 접촉 사실이 특별검사 조사에서 드러났다.

다른 한편에서 진행되는 '성추문 스캔들' 수사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 선거 승리를 위해 성관계설을 주장하는 여성들에게 금품을 지시한 주체로 지목됐다.

AP, AFP, 로이터 통신과 미 CNN방송 등 외신에 따르면 로버트 뮬러 특별검사와 뉴욕 연방검찰은 각각 이런 내용을 담은 수사내용과 의견을 7일(현지시간) 법원에 제출했다.

◇ 러시아 브로커 2015년에 "정치적 시너지" 주장하며 접근

뮬러 특검은 한 러시아인이 2015년 11월 트럼프 대통령의 개인 변호인이던 마이클 코언에게 '정부 차원의 시너지(상승효과)'를 제의했다고 적시했다.

특검은 이 러시아인의 신원은 공개하지 않았다.

당시는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의 대선 경선 후보이던 때로 지금까지 알려진 트럼프 대선캠프와 러시아 측의 접촉보다 수개월 앞선 것이다.

뮬러 특검은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본선 후보로 선출된 2016년 상반기까지도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보좌관과 접촉을 계속했다고 밝힌 바 있다.

이날 수사기록에서 뮬러 특검은 한 러시아인이 푸틴 대통령과 트럼프 당시 대선 경선 후보의 만남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특검은 "그 러시아인은 그런 만남이 이뤄지면 정치뿐만 아니라 사업 차원에서도 획기적 영향이 있을 수 있다고 코언에게 말했다"고 적었다.

해당 러시아인은 "어떤 프로젝트에서도 (푸틴 대통령의) 승낙보다 더 큰 보증은 없다"고 코언에게 말한 것으로 기재되기도 했다.

◇"러 선거개입 진력·트럼프 사업확장 계획 시기 일치"

뮬러 특검은 코언이 당시 그 인물의 제의를 받아들이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러시아 모스크바의 노른자 땅에 100층짜리 '트럼프 타워'를 짓는 '모스크바 프로젝트'가 인맥이 잘 갖춰진 것으로 보이는 다른 인물과 함께 이미 추진되고 있었기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뮬러 특검은 코언이 '모스크바 프로젝트'를 계속 진행하며 트럼프 대통령과 논의한 것은 특검뿐만 아니라 의회가 진행하는 러시아 내통설 조사에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러시아 정부가 미국 대선에 개입하기 위해 지속적인 노력을 하던 시기에 벌어진 일이기 때문에 연관됐을 가능성이 중요하다고 그 사유를 설명했다.

뮬러 특검은 코언이 '모스크바 프로젝트'에 대한 논의가 2016년 1월에 끝났다고 공개적으로 증언했는데 이는 러시아의 대선개입 수사를 방해하려는 의도적 위증이라고 지적했다.

미국 언론들은 새로 드러난 여러 정황을 들어 트럼프 대통령의 러시아 내통설 수사가 상당히 진척됐을 가능성을 거론했다.

실제로 뮬러 특검도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이 소유한 기업인 '트럼프 오거나이제이션'의 임원들과 2016년 대선 선거운동 기간에 자주 만나면서 알게 된 '수사에 핵심적인 러시아 관련 특정 별개 사안'을 특검에 진술했다고 적었다.

◇ 매너포트, 5개 허위진술…"허위진술 가릴 정도로 특검수사 진전"

특검은 러시아 스캔들의 다른 핵심 목격자이자 피의자인 폴 매너포트 전 트럼프 선대본부장이 수사에 협조하기로 한 뒤에도 5개 항목에 걸쳐 허위진술을 했다고 지적했다.

매너포트가 러시아 정보기관과 연계된 콘스탄틴 클림니크와의 관계에 대해 거짓말을 했다고 기재했다.

그러면서 매너포트가 작년 말 기소된 뒤 올해 초까지도 트럼프 행정부의 관리들과 문자메시지를 통해 소통했다는 점도 허위진술로 지적했다.

CNN방송은 특검이 허위진술을 가릴 수 있을 정도로 트럼프 대통령의 측근들과 러시아인들의 접촉에 대한 충분한 증거를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해설했다.

미국 정보기관들은 러시아가 미국 대선 때 공화당 후보이던 트럼프 대통령을 도우려고 민주당 대선캠프와 전국위원회(DNC)를 해킹한 뒤 민주당 후보인 힐러리 클린턴에게 불리한 내용을 유출했다고 결론을 내렸다.

그 공작에 트럼프 측근들이 연루됐을 가능성이 제기되면서 개입설 수사는 내통수사로 번졌다.

트럼프 대통령은 코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에게 수사를 무마하려는 듯한 발언을 한 뒤 해임해 수사에 부정한 입김을 넣었다는 사법방해 혐의도 받고 있다.

◇ "선거용 '성관계 입막음돈' 지급 지시한 건 트럼프"

다른 한편에서 진행돼온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 수사에서도 진전이 나타났다.

로이터 통신에 따르면 뉴욕 연방검찰은 트럼프와 성관계를 했다고 주장하는 포르노 배우 스토미 대니얼스, 성인잡지 플레이보이 모델 캐런 맥두걸에게 코언이 트럼프 대통령의 지시에 따라 '입막음 돈'을 줬다고 지적했다.

검찰은 2016년 대선 결과에 부정적 영향을 우려해 이뤄진 이 금품 지급을 선거자금법 위반으로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코언은 지난 8월 이 혐의를 포함한 8개 연방범죄 혐의에 대해 유죄를 시인한 바 있다.

검찰은 코언에 대해 4년 정도의 실질적 징역형을 선고할 것을 법원에 제안했다.

코언은 애초 트럼프 대통령을 위해 입을 열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러시아 내통설뿐만 아니라 트럼프 대통령의 '성추문 스캔들'의 주요 목격자로 돌변했다.

백악관은 이날 전해진 수사기록은 트럼프 대통령과는 상관이 없다고 반박했다.

새라 샌더스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을 통해 "수사기록은 내통과 관련한 게 아니다"며 "매너포트는 거의 로비와 관련한 문제에 종사한 인물"이라고 말했다.

샌더스 대변인은 "코언 사건 수사기록도 지금까지 알려지지 않은 가치가 있는 것들이 아무것도 없다"고 덧붙였다.

jangje@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