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직 경찰, 심야 귀가 여성 노려…옛 소련 연쇄살인마 치카틸로 능가

(모스크바=연합뉴스) 유철종 특파원 = 러시아에서 20여명을 살해한 죄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고 복역해 오던 연쇄살인범이 50여명을 추가로 살해한 것으로 확인돼 또다시 무기징역형을 선고받았다.

인테르팍스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이르쿠츠크주(州) 주법원은 10일(현지시간) 22건의 살인 혐의에 대한 유죄 판결로 종신형을 선고받고 수감 중이던 바이칼 호수 인근 이르쿠츠크주(州)의 전직 경찰관 미하일 포프코프(54)에 대한 재판에서 그가 56건의 추가 살인 사건을 저질렀다고 인정하고 또다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다. 법원은 포프코프가 경찰 시절 받았던 경위 직함도 박탈했다.

이에 따라 포프코프는 옛 소련 시절인 1978~1990년 52명의 소년과 소녀, 매춘부 등을 성폭행하고 무자비하게 살해한 희대의 연쇄 살인마 안드레이 치카틸로의 연쇄 살인 기록을 넘어섰다.

"모두 78명 살해했다"…러시아, 최대 연쇄살인범으로 기록/ 연합뉴스 (Yonhapnews) 유튜브로 보기

주법원은 이날 재판에서 포프코프가 59건의 살인 사건에 책임이 있다는 검찰의 기소 내용과 관련, 56건에 대한 유죄를 인정하고 3건은 증거 불충분으로 기각했다.

검찰의 기소 내용에 따르면 대부분의 범행은 1994년~2010년 사이 이르쿠츠크주 도시 앙가르스크에서 벌어졌다.

1998년까지 앙가르스크시 경찰로 재직 중이던 포프코프는 저녁이나 심야에 술집에서 나오는 여성이나 늦게 귀가하는 여성들을 따라가 경찰 신분을 드러내 보이고 집에 데려다주겠다며 차에 태운 뒤 인적이 드문 곳으로 끌고 가 강간하고 살해했다.

희생자들은 주로 17~38세의 젊은 여성들로 살해 당시 대부분 술에 취한 상태였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납치한 여성들을 성폭행한 뒤 흉기로 무차별 난자해 끔찍하게 살해하고 도시 인근 숲이나 한적한 도로, 공동묘지 등에 시신을 버렸다.

경위 계급으로 경찰에서 퇴직한 그는 이후 사설 경비회사, 택시 운전사 등으로 일하면서 2010년까지 추가로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조사됐다.

오랫동안 미해결로 남아있던 러시아판 '살인의 추억' 사건이 세상에 모습을 드러낸 것은 2012년 포프코프가 극동 블라디보스토크에서 경찰에 체포되면서다.

연쇄 살인 사건을 수사하던 당국은 몇 건의 살인 현장에서 발견된 러시아제 '니바' 지프 차량 바퀴를 단서로 차량 소유주들을 추적하던 끝에 포프코프를 체포해 범행 일부에 대한 자백을 받아낼 수 있었다.

경찰은 앙가르스크 관내 모든 니바 지프 차량 소유주들의 DNA와 피살된 시신들에 남아있던 범인의 DNA를 비교하는 방법으로 탐문·수색을 벌인 끝에 포프코프를 용의자로 체포할 수 있었다.

포프코프는 조사 과정에서 "부도덕한 여성들을 사회에서 제거하는 청소부 역할을 했다"며 치카틸로와 비슷한 주장을 폈으나 실제로 대다수 피해자는 일반인들이었다.

지난 2015년 1월 이르쿠츠크 주법원은 22명의 여성을 살해하고 1명은 살인 미수에 그친 포프코프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1차로 무기징역형을 선고했었다.

포프코프는 이후 구치소에 머물면서 추가 범행을 자백하는 진술서를 썼고, 동료 수감자들에겐 자신이 52명을 살해한 치카틸로보다 더 많은 사람을 죽였다고 자랑까지 했다.

이후 당국은 12명의 피살된 여성 시신을 새로 발견하는 등의 보완 수사를 벌여 지난해 12월 포프코프를 추가 기소했다.

cjyou@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