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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성 아이돌 팬 '몰상식'에 승객 360명 비행기서 강제로 내려(종합)

송고시간2018-12-16 20: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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中·홍콩팬 3명, 홍콩발 비행기 탔다가 아이돌 본 후 "내리겠다" 환불요구

항공규정에 따라 탑승객 전원 내려서 보안점검 받아…이륙 1시간 지연

스타를 기다리는 팬
스타를 기다리는 팬

(홍콩=연합뉴스) 안승섭 특파원 = 홍콩에서 한류 아이돌그룹 극성팬들의 몰지각한 행동으로 인해 여객기 승객 전원이 이륙 직전 비행기에서 내려 보안점검을 다시 받는 황당한 일을 겪었다.

1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전날 홍콩국제공항에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에 탄 360여 명의 승객은 오후 3시 25분 이륙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중국인 2명과 홍콩인 1명 등 20대 승객 3명이 이륙 직전 갑자기 비행기에서 내리겠다고 했다.

승무원들이 사유를 묻자 이들은 "급한 일이 있다"고만 할 뿐 구체적인 사유를 밝히지 않았다.

알고 보니 이들은 지난 14일 홍콩에서 열린 '2018 엠넷 아시안 뮤직 어워즈'(MAMA)에 참가한 한 아이돌그룹의 극성팬들이었다.

이 아이돌그룹의 응원 피켓을 들고 있던 이들은 퍼스트클래스 1석, 비즈니스 1석, 이코노미 1석 등 모두 3석의 비행기 표를 예약해 기내에 오른 뒤 아이돌그룹이 앉아있던 좌석으로 몰려갔다.

승무원들의 저지에도 불구하고 아이돌그룹과 시간을 보내려고 했던 이들은 잠시 후 이륙을 준비하던 비행기에서 내리겠다며 환불을 요구하는 억지를 부렸다.

항공 규정상 이륙 직전의 여객기에서 한 명의 승객이라도 내리는 경우 위험한 물품을 기내에 놔둔 채 내렸을 우려가 있으므로 해당 여객기에 탄 모든 승객이 내린 후 보안점검을 다시 받아야 한다.

승무원들은 아이돌팬 3명에게 이러한 점을 알렸지만, 이들은 막무가내로 내릴 것을 고집했다.

결국, 아이돌그룹을 포함한 360여 명의 승객은 모두 자신의 짐을 든 채 비행기에서 내려 보안점검을 다시 받아야 했고, 이 여객기는 1시간 가까이 지나서야 서울을 향해 이륙할 수 있었다.

어이없는 사태를 그냥 넘어갈 수 없었던 대한항공 측은 홍콩 경찰을 불러 이들을 조사할 것을 요구했지만, 홍콩 경찰은 "승객들의 물리적 피해가 발생하지 않아 조사 대상이 아니다"라며 조사하지 않았다.

어쩔 수 없이 대한항공은 말썽을 일으킨 아이돌 팬 3명 모두에게 항공요금을 환불했고, 이륙 지연으로 인한 비용을 홍콩국제공항에 지불하는 등 피해를 고스란히 감당해야 했다.

홍콩발 서울행 노선 퍼스트클래스 좌석의 가격은 200만원에 가깝지만, 환불에 따른 수수료 등은 10만원에도 못 미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이번처럼 비행기에 타기까지 하는 것은 드물지만, 아이돌그룹의 극성팬이 비행기 표를 예약하고 공항 탑승구까지 와서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돌을 본 후 돌아가겠다면서 환불을 요구하는 경우가 간혹 있다"고 전했다.

다른 관계자는 "항공기 운항 차질, 360명에 달하는 승객들의 여행 차질, 아이돌그룹의 스케줄 차질 등 이러한 행동이 불러오는 피해는 이루 말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아이돌 팬 뿐만 아니라 일반인 승객들도 성숙한 항공기 이용 문화를 만들어가야 한다는 지적도 있다.

2주 전에도 홍콩발 서울행 대한항공 여객기가 막 이륙하려는 시점에 한 한국인 승객이 "비행기 안의 공기가 안 좋아 내려야겠다"며 내릴 것을 고집했다.

"손님이 내리면 탑승객 전원이 내려서 보안점검을 받아야 한다"는 승무원의 말에 이 승객은 "그게 나와 무슨 상관이냐"고 답했다고 한다.

항공업계 관계자는 "예전보다는 많이 나아졌지만, 다른 승객의 불편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자신의 요구를 관철하려는 승객이 간혹 있다"며 "항공사뿐만 아니라 다른 승객들에게도 큰 피해를 줄 수 있으므로 이러한 행동은 절대 자제할 것을 부탁한다"고 말했다.

ssah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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